노무현 전 대통령은 투신 자살 전날인 22일 밤 친구와 담소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으나 깊은 절망감을 표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양산 부산대병원 11층 VIP병실을 찾은 노 전 대통령의 한 고향친구는 "어젯밤 봉하마을 사저에서 노 전 대통령 내외와 통닭을 먹으면서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나쁜 마음 먹지 말라고 당부했는데 느낌이 이상했다. 눈빛에 절망이 가득했다"며 "노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했다"고 침통해했다.

노 전 대통령의 또 다른 친구인 창원산업단지 내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센트랄의 강태룡 대표(63)도 "수사 진행 와중에 다른 친구 1~2명을 잠시 만났을 때 노 전 대통령이 무척 면목없어 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노 전 대통령 마음이 좋지 않고 친구들한테 미안해 할 것 같아 일부러 방문하지 않았고 사건이 끝나면 가려고 했다"고 애통해했다.

노 전 대통령은 사흘 전부터 정신적 압박 때문에 식사를 자주 거르고 집무실에만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들과 노사모 회원들이 격려 전화를 걸어오거나 사저를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