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23일 서거했지만 친형인 건평씨와 정치적 이념을 공유한 측근 상당수는 최근 일련의 검찰 수사 과정에서 영어(囹圄)의 몸이 돼 조문조차 가기 어려운 처지다.

건평씨는 세종증권 매각 비리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 14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아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돼있다.

법무부는 건평 씨의 경우 노 전 대통령의 가까운 친족이라는 특수한 사정을 고려해 단 며칠이라도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게 구치소 밖으로 보내주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교도소에 갇혀있는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나 오랜 지인들에게 고인의 마지막 길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노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를 준비하기 위한 `3자 회동'에 참여했던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은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 국면에서 차례로 구치소로 향했다.

박 전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을 보고 640만 달러를 줬다는 진술을 함으로써 검찰 수사가 시작됐고, 노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렸던 정 전 비서관은 돈을 전달하는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노 전 대통령을 따르던 정ㆍ관계 인물들도 대거 구속됐다.

`우(右) 광재'라고까지 불리던 노 전 대통령의 측근 중 측근인 민주당 이광재 의원은 박 전 회장 등으로부터 2억원이 넘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또 참여정부 시절 노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이강철 전 청와대 수석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박 전 회장으로부터 상품권 1억원어치를 받아썼다 뇌물 혐의로 각각 구속돼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고교 동문인 정화삼 씨와 동생 광용 씨는 건평 씨와 함께 세종증권 매각 로비에 관여하고 29억6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고 1심에서 정화삼 씨만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setuz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