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사방식 '도마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검찰의 수사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이번 수사에서 노 전 대통령의 피의 사실은 검찰 내부의 '빨대'(내부 언론 취재원을 뜻하는 은어)를 통해 지속적으로 언론에 발표됐다.

지난달 22일에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 전 대통령에게 2006년 회갑 선물로 억대 명품 시계를 건넸다'는 방송뉴스가 보도돼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문재인 변호사는 "검찰이 노 전 대통령에게 망신을 줄 목적으로 이런 내용을 흘렸다면 나쁜 행위,나쁜 검찰"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검찰측은 "검찰 내부에 형편없는 '빨대'가 있다는 것에 대해 대단히 실망했다. 반드시 색출하겠다"며 얼굴을 붉혔다. 그러나 이후에도 '빨대' 색출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빨대를 통한 피의사실 공표는 계속됐다.

지난 4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아들 건호씨가 2007년 미국에서 집을 마련할 때 국가정보원이 개입한 의혹이 언론에 보도돼 검찰이 "(수사내용과) 많이 근접한 보도"라고 확인해주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이 같은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에 대해 항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빨대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의 혐의를 언론에 흘린 뒤 기소와 재판에 앞서 여론을 떠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했다.

현행 형법에 따르면 검찰 · 경찰 기타 범죄수사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사람이나 감독 · 보조하는 사람이 직무상 알게 된 피의사실을 기소(공판청구) 전에 공표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돼 있다. 유죄가 확정되기 전 상황에서 피의자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등 인권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노태우 · 전두환 전 대통령 수사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 법조계의 분석이다. 1995년 당시 대검찰청 중수2과장으로 '노태우 비자금 사건' 주임검사를 맡았던 문영호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변호사는 "노태우 전 대통령을 수사할 때는 수사내용이 브리핑 외에 언론에 흘러나온 적이 단 한 번밖에 없을 정도로 보안이 철저했다"며 "한번 언론에 흘러나온 것도 (검찰이 알려준 것이 아니라) 검찰이 문서파쇄기를 통해 파쇄한 문서를 한 언론이 다시 짜맞춰 보도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형 로펌의 변호사는 "피의사실공표죄는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다"라며 "검찰이 피의사실 공표에 대해서도 자체 수사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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