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정보 등 북한 곳곳을 속속들이 분석

북한이 외부에 알리고 싶지 않은 구체적 내부 상황이 민간 전문가들의 손에 의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이 22일 보도했다.

지난달 북한의 로켓 발사에 이어 북한 당국이 지난달 의도적으로 공개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수력발전소 방문 사진들에는 김 위원장의 뒤로 산허리를 따라 큰 파이프 두 개가 내려오는 모습이 담겨있다.

사진판독 전문가인 버지니아 주(州) 조지메이슨대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이 사진들만 갖고도 김 위원장이 방문한 지역이 어디인 지 짚어낼 수 있는 `공력'을 갖췄다.

북한 경제 관련 전문 블로그 `북한 경제 워치(http://www.nkeconwatch.com)'를 운영하고 있는 멜빈 연구원은 지난 2년 동안 온라인 상에서 북한의 알려지지 않은 지역 정보들을 담은 지도를 공개하는 일을 해왔다.

그는 사진들과 뉴스, 탈북자들의 경험담 등을 토대로 분석을 거쳐 구글어스 상에 나타난 북한의 구조물과 풍경들에 대해 주석을 붙였다.

그 결과 그가 공개한 지도에는 로켓발사대와 교도소, 고위층 주거지 등의 위치와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멜빈은 자신의 노력에 대해 "민주화된 첩보활동"이라고 말한다.

현재까지 북한을 파헤친 그의 지도를 내려받은 사람들은 3만5천명 이상에 이른다.

지도에는 수 천개에 이르는 핵관련 시설에 대한 설명이 붙었으며 1천200개에 이르는 댐의 위치, 47곳에 달하는 주요 식당들의 위치 등도 명확히 담겨 있다.

그가 내놓은 결과물은 혼자 힘으로 이룬 것이 아니다.

도쿄에서 활동하는 기술 관련 전문기자인 마틴 윌리엄스는 최근 멜빈에게 30곳에 이르는 북한의 등대들 위치를 표시한 지도를 제공했다.

그밖에 여러 사람들의 증언과 도움으로 북한 내의 교통 네트워크와 송전시설 위치, 군기지 위치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200만명 이상의 사망을 부른 것으로 알려진 지난 1995~1998년 기아 당시 설립된 대형 공동묘지, 주요 간부들의 으리으리한 집과 풀장 등 정보도 빠지지 않는다.

멜빈은 발전소와 연결된 송전 라인이 북한 정권 고위층 인사들이 주거하는 지역에 우선 연결된 반면, 기타 도시 지역은 깜깜한 상태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jb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