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지원단체들 통해

북한 당국은 장거리 로켓 발사 정국 이후 최근 방북하는 대북 인도지원 단체 관계자들에게 통일부가 방북과 대북 물자 반출을 엄격하게 선별 허용하는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주 실무자가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어린이재단의 관계자는 22일 "북측에서 '이런 식으로 선별적으로 방북하고 반출하면 아예 민간 교류 자체를 닫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역시 최근 금강산이 있는 고성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온 따뜻한한반도사랑의연탄나눔운동 관계자는 "우리 단체는 남북간 양돈 협력사업의 파트너가 아닌데도, 북측 관계자는 우리에게 대북 물자 반출 제한으로 인해 돼지사료가 안 들어온다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당초 남북 양돈협력 사업을 맡았던 통일농수산의 한 관계자는 "대북 물자반출의 제한으로 사료와 약품이 계속 북한에 들어가지 못하면 돼지 2천두중 새끼를 낳을 수 있는 모돈 50두만 남기고 처분해야 할 형편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달 중순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월드비전 관계자는 "모처럼 우리가 들어가서인지 북측 관계자들이 무척 반가워했으나 사석에서 '개성공단 문제 때문에 대북 지원단체들의 방북이 제한받아서는 안된다'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말하고 "그외는 별다른 정치적 얘기를 주고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난달초 로켓발사로 대북지원 단체들의 방북이 사실상 전면불허됐다가 지난달말 처음으로 다시 평양을 찾았던 한 단체 관계자는 북측 관계자들이 방북 제한에 대한 불만을 포함해 여러가지 정치적 메시지들을 남측에 전달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 호텔 커피숍에서 만난 민화협 참사들이 남측에 대해 6.15남북공동선언, 10.4남북정상선언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대량살상무기 방지구상(PSI) 전면참가를 운운하는 것 자체에 분노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정부나 언론쪽에 알려 달라는 투로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측 관계자들은 개성공단이 자기네 소관이 아닌 중앙개발지도총국 소관이라면서도 '6.15, 10.4를 남측에서 부정하는 마당에 개성과 관련한 특혜를 줄 수 없다고도 말했다"며 이들이 말한 것을 적었다가 정부 관계기관에 알려줬다고 말했다.

북측 관계자들은 억류중인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 문제와 관련, "`상당히 문제가 있는 친구'라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통일부 관계자는 "대북 지원단체들을 통해 들리는 북측의 소리에 유의는 하지만 대체로 북한 방송 등 매체에서 나오는 선전과 똑같아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sungj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