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DA 전문가 분석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자신의 직책 가운데 최고사령관 직을 후계자에게 넘기는 것으로 후계체제 확립과정을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군사기획연구센터 권양주 연구위원은 21일 KIDA가 발간한 '국방논단'에 기고한 '북한 최고사령관의 위상과 역할 재조명'이란 글을 통해 "김정일은 후계체제 확립과정에서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우선 최고사령관직을 후계자에게 넘겨주는 것부터 시작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1991년 12월24일 당중앙위원회 제6기 19차 전원회의에서 김일성 주석의 제의에 의해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됐다.

권 연구위원은 "김정일의 후계자가 최고사령관으로 임명된 이후에는 김정일이 생존해 있다 하더라도 최고사령관에게 상당한 권력이 이양되고, 이에 따라 권력이동과 더불어 김정일의 권력누수 현상도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세습에 의한 후계체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세 아들 중 낙점한 아들로 하여금 군사와 관련된 직책을 수행하도록 할 것"이라며 "군사와 관련된 가능한 직책은 세 아들 모두 군대생활을 하지 않고 있으므로 당 중앙군사위원회나 국방위원회가 우선 고려된다"고 말했다.

다만, 김정일이 최고사령관직을 넘기지 않고 유고되는 경우에는 헌법에 따라 국방위원회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군대를 지휘할 것이라고 권 연구위원은 덧붙였다.

최고사령관은 평시에는 군을 지휘하는 군의 대표이지만 유사시에는 일체 무력을 통솔하고 전시상태와 동원령을 선포하고 해제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김정일은 '최고사령관 명령'에 의해 연 1천450여명의 장령(장성) 승진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