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을 하루 앞둔 20일 후보들의 화두는 '당 쇄신'이었다. 세 후보 모두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백중세인 가운데 90명의 초선 표심이 '캐스팅보트'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토론회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 정책위의장 후보 토론회에서는 당 화합과 당 · 정 · 청 관계 개편 등 초선들의 집중적인 문제 제기가 이뤄졌다. 상임위 중심의 국회운영,당내 의견수렴 절차 개선 등의 요구에 후보들 모두 하나같이 의지를 표명했다. 후보 간 논쟁을 기대했던 의원들은 "차별성을 못 찾겠다"며 다소 맥빠진 표정이었다.

손숙미 의원이 '강제적인 당론을 배제하고 상임위의 자율성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하자 정의화 의원은 "초선 때부터 크로스보팅을 강조한 만큼 권고적 당론으로 가겠다. 부처별 상임위원장을 정책위의장으로 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안상수 의원은 "상임위 13개마다 정조위원장을 만들고 간사가 매주 간담회를 통해 여론을 듣겠다"고 했고 황우여 의원도 "당론은 원칙적으로 의원들의 의사가 모아지는 게 중심"이라며 공감대를 표시했다.

당 · 정 관계를 놓고 안 의원은 "당정협의 없이 정부 입장이 발표됐을 때 타당치 않으면 단호히 수정하고 거부하겠다"며 "정부가 잘못했을 때 인적쇄신에 대해서도 당연히 건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정부에 노(No)하는 악역을 맡겠다. 필요하면 해임 결의도 마다 않겠다"고 주장했다.

◆막판 판세는

선거 당일까지 예측이 어려운 혼전양상이다. 당 안팎에선 '2강 1약'으로 분석했다. 3개 후보조 중 안상수 · 김성조 의원조, 황우여 · 최경환 의원조가 박빙의 선두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정의화 · 이종구 의원조가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합동토론회에서도 뚜렷한 정견 차이를 보이지 않으면서 21일 후보들의 정견발표를 듣고 지지후보를 결정하겠다는 부동표도 적지 않다. 일단 대다수 의원들은 리더십을 갖춘 강한 인물보다 '화합형'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점에서 친박(친박근혜)계와 중립지대 의원들이 중립 성향의 황 의원조에게몰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소(小)계파로 분화된 친이계는 '이심(李心 ·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을 내세워 주류 친이계의 막판 집결을 시도하고 있다. 친이계의 핵심관계자는 "황우여조로 몰리는 상황을 우려한 친이계 의원들의 표 결집이 얼마나 이뤄질지가 대세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1차 투표에서 출석 의원의 과반수를 얻지 못할 경우 2차 결선에선 계파별 대리전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준혁/김유미/구동회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