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은 유지돼야 합니다."

북한이 개성공단 법규 및 기존 계약의 무효를 선언한 지 하루가 지난 16일 경기도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에서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개성공단 근로자들이 출입경 수속을 밟았다.

근로자들은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를 드나들며 공단으로 가기 위한 절차를 진행했고 출입경도 예정된 시간에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이날 오전에는 근로자 등 212명과 차량 142대가 출경했고 오후에는 인원 654명, 차량 341대가 입경할 예정이다.

양말 제조업체인 경동흥업의 조화영(47) 씨는 "많은 기업들이 투자한 만큼 남북이 잘 협의해 개성공단을 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업체의 경우 지난해 4월 공단 내에 땅을 분양받고 공장을 지은 뒤 지난달부터 남한 직원 10명, 북한 직원 60여명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조 씨는 "밖에서만 시끄럽지 공단 안에서는 다들 열심히 일에 집중하고 있다"며 "하루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놓이긴 했지만 기업들로서는 문제가 잘 풀려 계속 일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내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오후에 입경한 의류제조업체 직원 A(59.여) 씨는 "이틀 전 북한 측이 공단 입주 기업들에 직원 600여명을 더 보내줬다"며 "보도와는 반대로 북한은 입주 기업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매우 협조적"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개성공단의 인력수요는 많은데 개성 주민으로는 부족한 실정이어서 입주 기업들은 남북한이 협조해 북한의 다른 지역 주민들도 개성공단에서 일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근로자는 양측 당국의 소모적인 갈등으로 개성공단이 위기에 놓였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의류업체 직원 B(53) 씨는 "정치적인 싸움에 기업이 죽을 처지에 놓였다"며 "우리 정부가 북한의 속내를 잘 파악해서 협조를 얻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아직 정부나 북한 측으로부터 특별한 통보를 받은 것이 없다"며 "평소와 똑같이 출입경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파주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thedope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