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준비접촉 난항..금주 개최 일단 무산
억류 유씨 문제 최대 걸림돌

정부는 15일 임금 등 개성공단 기존합의 재협상 문제와 북한에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 모씨 문제 등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당국간 개성 실무회담'을 내주에 개최할 것을 북측에 다시 제의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개성공단 북측 관할기구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에 인편으로 대북통지문을 보내 당초 이번 주 개최하려 했으나 성사되지 못한 개성회담을 내주에라도 다시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고 통일부 당국자가 밝혔다.

남북한은 이번 주 내내 개성공단에서 실무접촉을 갖고 개성회담 개최를 위한 사전협의를 벌였으나 회담 의제, 시기 등을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회담에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정부 당국자는 "개성공단 문제를 담당하는 정부 당국자가 이번 주 내내 개성공단에서 북측과 만나 회담 의제와 시기 등에 대해 협의해왔지만 북측과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며 "이에 따라 15일 대북통지문을 통해 내주 회담을 개최할 것을 다시 제안했다"고 말했다.

실무접촉에서 남측은 북한에 억류된 지 47일째를 맞이하고 있는 현대아산 직원 유씨 문제를 본질적 문제로 규정, 즉각 석방되거나 회담의제에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북측은 `개성회담'에서 논의대상이 아니라고 완강히 맞섰다고 이 당국자는 밝혔다.

정부는 이번 통지문에서도 유씨 문제가 차기 개성회담의 본질적인 문제임을 지적하고 북측에 유씨를 조속히 석방하거나 회담 의제에 포함시킬 것을 거듭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유씨 문제는 정부로선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북측이 지금까지 유씨 문제는 개성회담에서 논의할 사안이 아니라며 의제에서 배제할 것을 주장해왔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 요구대로 내주 개성회담에 응할 지, 수정제의를 하거나 회담 자체를 거부할 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남북한은 지난달 21일 북한의 제의로 개성공단내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사무실에서 22분간 접촉했으며 이 자리에서 북측은 임금.토지사용 등 개성공단과 관련, 남측에 부여했던 모든 제도적 특혜조치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기존합의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했다.

현정부 출범이후 북한 당국자와의 첫 접촉이었던 당시 대좌뒤 정부는 북한의 협상제의를 남북대화 재개의 모멘텀으로 삼는다는 방침 아래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상대로 여론을 수렴하고 관련부처간 협의를 통해 남북 당국간 개성실무회담을 준비해왔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지난 4일 개성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을 6일 가질 것을 제의했고 정부가 8일 실무접촉시기를 15일로 역제의하자 북한은 이틀 뒤 12일 개최할 것을 수정제의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11일 입주기업 의견수렴 등 절차를 밟기 위해 15일 회담을 개최할 수밖에 없다는 점과 억류중인 유씨 문제가 의제에 포함돼야 한다는 점을 북측에 거듭 강조했다.

이어 남북한은 지난 12일 이후 개성공단에서 몇차례 실무접촉을 가졌으나 여전히 의제 등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채 기싸움만 벌여왔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 유현민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