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가 14일 원내대표 경선 연기론을 수용했다. 당 쇄신특별위원회는 15일 초 · 재선의원들을 잇따라 접촉하며 경선 연기에 대한 설득작업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경선 연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큰 틀에서 보면 원내대표 경선 연기는 큰 일이 아니다"라면서 "경제살리기 관점에서 당 화합이 우선시돼야 하는 분위기 쇄신이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측 관계자도 "박 대표와 원희룡 위원장이 13일에 만나 원내대표 경선 연기 문제에 대해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당 핵심관계자는 "원내대표 경선 연기를 당 지도부에서는 상당히 합리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쇄신특위도 의견 공감대를 형성했다"면서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 무산됐지만 경선 연기를 통해 친박을 좀더 아우를 수 있는 더 많은 자리를 마련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 위원장은 13일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최고위원은 "원 위원장이 '쇄신위에서 논의가 시작되고 있으니 경선을 연기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라고 제안을 했고 지도부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면서 "후보간의 합의가 이뤄지고 당헌 · 당규 문제만 없다면 연기해도 나쁠 것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 쇄신특위는 15일 원내대표 경선 연기를 위한 본격적인 물밑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원 위원장측 관계자는 "원 위원장이 15일 국회에서 오전에는 초선의원들과 오후에는 재선의원들과 당 쇄신과 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면서 "이 자리에서는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된 논의가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선 당사자인 원내대표 출마자들이 경선 연기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연기 여부는 아직 유동적이다. 쇄신특위 관계자는 "당 지도부와 쇄신특위가 주말부터 이번 경선 출마자들을 상대로 개별 설득에 나설 것"이라면서 "새 원내대표는 쇄신특위의 성과물을 가지고 새롭게 원내사령탑 역할을 해야 하는만큼 쇄신위 활동 끝나는 7월 쯤에 선출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 중론"이라고 말했다.

구동회/이준혁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