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DJ) 전 대통령은 11일 "민주당은 중도개혁 정당으로, 좌든 우든 모두 들어와 활동할 수 있는 정당"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정세균 대표 등 당 지도부가 동교동 사저로 예방한 자리에서 "민주당이 없었으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도 없다는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활동하면 지지자들이 들어오고 나머지도 돌아온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고 배석자들이 전했다.

이는 민주당이 `뉴민주당 플랜'의 좌표설정을 놓고 `새로운 진보'냐 `중도개혁주의'냐에 대한 노선 논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그는 "50년 민주당 역사를 제대로 알고 얘기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은데 자기 주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선두에 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그동안 역사에서 독재자가 승리한 적이 없다.

힘이 센 것 같아도 결국 붕괴한다"며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예로 들며 "이명박 대통령도 국민을 억압하려 한다면 성공하지 못한다"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정동영 의원 공천 배제 및 무소속 당선 등에 따른 4.29 호남 재보선 패배와 관련, "호남에서의 일은 (민주당이) 공천 과정에서 실수한 것"이라며 에둘러 지적했으나 "본질적인 호남민심의 변화는 아니며 수도권 승리는 의미가 있다.

오히려 내년 지방선거에서 약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고 노영민 대변인이 전했다.

정 대표의 DJ 예방은 1월 신년하례회 이후 3개월여만의 일로, 원내대표 경선에 DJ의 복심인 박지원 의원이 출마한 던진 시점에 이뤄진 것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김 전 대통령은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 "누구누구의 편을 들 수는 없지만 누가 되더라도 당원들의 뜻을 존중하고 지지한다"고 원론적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면담에 배석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강병철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