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치러질 서울시장 선거를 향한 정치권의 물밑경쟁이 벌써부터 뜨겁다.

아직 선거까지는 1년 넘게 남았지만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여야 정치인들의 이름이 속속 거론되고 있고, 이들 중 일부는 당내 입지와 대중적 인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준비운동에 들어간 상태다.

◇한나라당 = 현재 당내에서 거론되는 인사는 오세훈 현 서울시장을 비롯해 3선의 원희룡, 박 진 의원, 재선의 나경원 공성진 정두언 의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6∼7명이다.

현역 의원들 가운데 서울시장을 겨냥해 가장 열심히 뛰는 것으로 평가되는 인물은 원 의원이다.

소장파의 리더로 꼽히는 원 의원은 그동안 세부족이 약점이었지만 다음 달 있을 서울시당위원장 선거에 출마해 세확장을 꾀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쇄신특위 위원장으로 내정됐기 때문에 앞으로 당내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4.29 재보선을 통해 '선거의 여인'으로 부상한 나경원 의원은 높은 대중적 인기와 참신한 이미지를 내세워,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박 진 의원은 지적인 이미지와 온화한 성품을 무기로 서울시장을 향한 행보를 하고 있다.

공 의원의 경우 잦은 방송출연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데 힘쓰고 있으며 친이(친 이명박)계 의원들의 조직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유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대중적 지지도가 높기 때문에 잠재적인 후보로 꼽히고 있다.

정두언 의원은 지난해 6월 `권력 사유화' 발언 이후 한동안 침묵하다가 최근 정치현안에 대한 발언을 재개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오 시장은 총선 때 `뉴타운 공약'으로 인해 서울 지역 의원들과 불편한 감정이 남아있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지원으로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과 오 시장이 비밀리에 자주 만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주당 = 민주당에서도 거론되는 인물이 많지만 아직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인물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당내에서는 김한길, 신계륜, 이계안 전 의원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추미애 의원, 김민석 최고위원, 박영선 의원 등이 잠재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하버드대 연구교수로 미국에서 체류중인 이계안 전 의원이 그나마 적극적이다.

2006년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떨어진 뒤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이 전 의원은 당시 선거조직을 현재도 유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미국에서도 주요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은 글을 이메일로 당원 등 4만여명에 한달에 수차례 보내고 있다.

대선 참패를 책임지겠다며 18대 총선에 불출마한 김한길 전 의원은 현재 정치권과는 거리를 두고 동부이촌동 사무실에서 집필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주변의 서울시장 출마 권유에는 아직 '묵묵부답'이다.

또 386세대의 맏형격인 신계륜 전 의원은 지난해 11월 사단법인 신정치문화원을 개소, 사실상 서울시장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의원은 지난달부터 두달 일정으로 국토를 종주하는 행사를 진행중이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형을 받아 일단 서울시장 행보에 제동이 걸린 상태이지만 재판 결과에 따라서는 언제든지 적극적인 행보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당 일각에는 서울시장 선거가 지방선거에서 차지하는 비중, 그리고 차기 대선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감안할 때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 대선 후보급 거물인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강병철 기자 nojae@yna.co.krsolec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