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내일 터키로 출국..경선 포기

한나라당은 9일 김무성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하는 방안이 무산된 데 대한 수습책 마련에 부심했다.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는 재.보선 참패 이후 친박(친 박근혜) 화합책의 일환으로 당청회동에서 합의된 회심의 제안이었다.

그러나 미국을 방문중인 박근혜 전 대표가 두번이나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오히려 계파 갈등에 불만 지핀 상황이 돼 버렸다.

주류 일각에서는 진정성 있는 제안을 박 전 대표가 일언지하에 거절한 것은 너무했다며, 결국 갈라서자는 것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다.

소장파를 비롯한 일부는 조기 전당대회의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다.

김효재 비서실장을 미국에 급파했으나 결국 설득에 실패한 박희태 대표는 이날 삼성동 자택에 머물며 당 수습책을 고심했다.

박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무성 원내대표 선출 문제는 이제 본인에게 달려있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근본적인 화합책을 생각해 보겠다"면서 "일단 김효재 비서실장이 들어오면 보고를 들어보고, 다음 방안을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일단 되도록 빠른 시일 내 사무총장과 쇄신특위 위원장을 비롯한 당직 인선을 마무리해서 당을 추스르고, 당 고문단 회의 등에서 필요성이 거듭 제기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 추진 방안 등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후임 사무총장으로는 수도권 3선 중에서 임태희 정책위의장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가운데 권영세, 장광근, 정병국 의원 등도 물망에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주류 일각에서는 여전히 김무성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당사자인 김 의원은 10일 국회 국방위원 자격으로 터키를 방문하기로 해 사실상 출마 의사를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의 측근은 이와 관련, "김 의원이 어느 정도 생각을 정리한 것으로 안다"면서 "예정대로 내일 터키로 출국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는 무산됐지만 방미중인 박 전 대표가 10일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진전된 입장을 내놓고, 이에 대해 주류 측이 반발할 경우 당내 갈등은 오히려 증폭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