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즈워스, 정부 인사들과 북핵 집중 조율
"美, 양자·다자 대화 준비…대북 적대정책 없어"

한국과 미국은 8일 북한이 2차 핵실험을 실시하는 등 도발행위를 계속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국은 또 북한에 대해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면서 북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6자회담과 북미 양자대화를 병행할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취임 이후 두번째로 6자회담 참가국들을 순방중인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행정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에 도착,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현인택 통일장관,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위성락 한반도 평화교섭 본부장 등을 연쇄 면담하고 북핵 문제를 집중 조율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유 장관과 회동한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의 협상 및 6자회담을 평가하고 (사태를) 진전시킬 수 있는 가능한 조치들에 대해 유용한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우리의 견해가 매우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한미공조를 역설했다.

그는 특히 "우리는 협상테이블로 돌아가 검증가능한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계속 일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면서 "6자회담이 북한 핵문제를 다루는 노력의 핵심"이라고 강조, 북한의 거부 선언에도 불구하고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노력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보즈워스 대표는 "우리는 또한 다자회담을 강화하는 방안의 일환으로 양자적 토대위에서 북한 문제를 다룰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과의 양자대화 의지도 내비치며 "우리는 지속적으로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 상황을 진전시키기 위한 가능한 방안이 뭐냐'는 질문에 "현재로선 어떤 구체적인 계획은 없으나 긴밀히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대화의 문이 항상 열려 있다는 점을 (북한에) 계속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최근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시사한 것과 관련,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하기로 결정한다면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북한이 하는 것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하지 않기를 매우 희망한다"고 밝혔다.

위성락 본부장도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며 북한이 도발적 행동을 했는데 아무 일도 없었던듯 그냥 지나갈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한 것은 아니다"면서 "(한.미 양국은) 북한의 여러 도발적 행동을 제어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성명을 통해 북한을 적대시하는 미국과의 대화는 무용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오바마 대통령도 협상과 대화를 통해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겠다고 약속해왔다"면서 "우리가 (북한에 대해) 적대정책을 갖고 있다고 해석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북한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그는 현인택 통일부장관과 면담한 자리에서도 "미국은 북한 핵문제를 대화를 통해 풀어가겠다는 일관된 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북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6자회담과 북.미 양자대화를 모두 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보즈워스 대표는 9일 오전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하며 주말을 한국에서 보낸 뒤 11일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 조준형 이정진 기자 bingsoo@yna.co.krjhcho@yna.co.kr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