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고려대 '약학대학' 만든다
고려대와 연세대가 약학대학을 설립하기로 했다. 또 국내 대학 간 복수학위제를 허용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대로 두 학교가 협정을 맺고 복수학위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기수 고려대 총장은 6일 관훈클럽 초청 관훈포럼에서 "약학대학을 신설해 생명과학과 의학,약학이 연결되는 '바이오메디컬'이라는 학문 분야를 새로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김한중 연세대 총장도 "인천에는 현재 약대가 한 곳도 없어 연세대 송도캠퍼스에 신설을 고려 중"이라며 "고대와 같이 추진하면 더욱 효율적으로 설립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대학이 약대 설립에 나서는 것은 의학과 약학이 서로 분리될 수 없는 연관학문인 데다 최근 신종 플루 사태 등으로 바이오 산업에서 약학의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 대학은 각각 세브란스병원,안암병원 등 대형 종합병원을 보유하고 있어 의 · 약학 인재를 동시에 길러낼 경우 시너지 효과도 크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연 · 고대 간 복수학위제도도 조만간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 총장은 "국내 대학 간 복수학위제가 허용되는 그날 바로 연세대와 맨 처음 복수합의제를 시행하도록 이미 합의했다"고 말했다. 앞서 김 총장은 지난해 12월 고려대 특강에서 두 학교 간 복수학위를 제안한 바 있다. 현재 국내 대학 간 복수학위를 허용하는 고등교육법은 국회에 계류 중이며 6월 임시국회에서 통과가 유력시된다.

연대와 고대는 그러나 입시문제에 있어서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이 총장은 "줄 세우기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고교 생활과 숨은 재능,발전 가능성을 위주로 선발하는 입학사정관제도를 더욱 활성화하겠다"며 "올해는 전체 학생의 23.5%를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AP(대학과목선이수)제도 등을 활용해 고등학교와 대학교 간 교육 연계를 강화하겠다"며 AP 이수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반면 김 총장은 "입학사정관제가 우리나라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창의력,잠재력보다는 학생들의 수학능력이 기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형의 단순화를 입시문제 해결의 근본 대책으로 내놓은 것으로 수능 위주의 선발을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이 총장은 기여입학제 도입,김 총장은 고교 평준화제도 전면 재검토를 주장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