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의견교환, 시진핑 방한 초청

중국을 방문 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5일 중국의 차기 최고지도자로 사실상 내정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과 만나 6자회담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부주석과 만나 한중관계 발전 방안과 한반도의 비핵화의 당위성, 남북 통일문제, 북핵 6자회담에서 중국의 역할 등에 대해 논의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한국 국민들은 평화적 공존, 평화적 교류협력, 평화적 통일, 공동의 승리를 바란다"면서 "무력통일도 흡수통일도 안된다는 점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도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을 가지면 한국도 일본도 핵을 갖겠다고 나설 것이기 때문에 북한 핵을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6자회담은 반드시 성공하고 북핵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 인내심과 탁월한 지혜로 많은 일을 했다"면서 "북한의 로켓 발사로 다시 긴장이 일어나 유감이지만 이를 방치하지 말고 더 좋은 방향으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시진핑 부주석은 "현재 한반도에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면서 "중국은 관련국들이 자제력과 냉정함을 유지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유리한 이야기를 많이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한반도의 이웃"이라고 강조하고 "중국은 남북의 공동의 친구이며 중국은 진심으로 남북한이 화해협력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여기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명백하다"고 말하고 "이를 위해 중국도 적극적이고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지만 미국도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은 "과거의 강대국은 지배와 수탈을 했지만 오늘의 세계는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다"면서 "미국과 중국이 협력하고 양보해서 새 인류 역사를 기록하고 금융위기도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시 부주석에게 "한국을 방문하면 한국 국민들과 이명박 대통령이 크게 환영할 것"이라고 초청했으며 시 부주석은 "국가 차원에서 검토해 기꺼이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수락했다.

시 부주석은 2012년 임기를 마치고 정계를 은퇴하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뒤를 이어 대권을 이어받을 차기 중국 국가주석 내정자로 최근 한국 정치인을 만난 것은 김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번 면담에는 우리측에서 이희호 여사,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박지원 의원이 배석했으며 중국측에서는 양원창(楊文昌) 중국인민외교학회 회장,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6일 오전 10시(현지시각) 베이징대에서 교수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북핵 문제 해결과 동북아의 미래:중국에 기대한다'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하고 8일 귀국할 예정이다.

(베이징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