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대통령 지위.권한 신문 땐 `협조적'
100만 달러 등 핵심의혹 조사 땐 미지수

30일 오후 검찰에 출석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되 자신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조사에 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오후 1시40분께부터 조사를 받기 시작한 노 전 대통령은 2시간가량 지난 시점까지는 우병우 중수1과장과 김형욱 검사의 신문에 순조롭게 진술하고 있다.

조사의 첫 부분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 전 대통령 측에 건넨 돈이 포괄적인 뇌물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대통령의 지위 및 권한과의 연관성에 집중돼 있는데 노 전 대통령이 협조적으로 답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하면서 필요한 대목에서는 상세하게 답변하고 있으며 때때로 문재인 변호사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문 변호사가 노 전 대통령의 자리 뒤쪽에 마련된 작은 책상에서 노 전 대통령의 진술을 듣고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조언하고 있지만 주로 노 전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답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 측에 건넨 100만 달러와 500만 달러 등의 혐의에 대해 본격적으로 조사가 시작되면 노 전 대통령의 답변 태도에도 어느 정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직무관련성에 대한 초반 조사는 주로 사실 관계 확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검찰이나 노 전 대통령이 각을 세울 필요가 없지만 지금까지 노 전 대통령이 장외에서 홈페이지를 통해 내놨던 입장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조사에서는 `모르쇠' 전략을 취하며 방어 태세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은 조사가 시작되기 전 이인규 중수부장을 잠시 만난 자리에서도 "검찰의 사명과 정의감도 이해한다.

다만 조사 과정에서 서로의 입장을 존중해달라"고 말해 검찰이 두고 있는 혐의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검찰 역시 노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진술 태도에 대비해 필요할 경우 노 전 대통령을 박 회장이나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대질하겠다는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이 자백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고 자신의 주장을 열심히 하고 있고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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