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실시된 경북 경주 국회의원 재선거 투표율이 역대 선거사상 처음으로 총선을 상회하는 기현상을 나타냈다.

이에따라 경주지역에 출마한 각 후보 진영과 선관위 관계자들은 당초 40%대로 예상했던 투표율이 예상밖에 높게 나오자 의외라는 반응과 함께 그 이유를 놓고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주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투표를 마감한 결과 부재자 투표를 포함해 총 선거인수 21만1천494명 가운데 11만3천697명이 투표해 53.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4월 18대 총선 투표율 51.9%보다 2%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이처럼 예상외로 재선거 투표율이 높게 나타난 것은 선거 초반부터 '친이-친박' 논쟁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끈 것이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당초 친이-친박 논쟁으로 경주 재선거전이 중앙 정치 대리전이 되면서 투표에 대한 냉담한 반응도 적지 않았지만 유권자들이 막판에 경주의 발전을 위해 투표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김일윤 전 의원이 작년 총선에서 당선됐지만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경주에는 지역 발전을 위해 중앙 정부와 가교역할을 할 인물이 없어 이번에는 제대로 된 일꾼을 뽑자는 민심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등 여야 지도부가 연일 경주를 찾아 지원유세를 벌였고 선거 막판에는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선거 위주로 진행되면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끈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당초 투표율이 40% 정도로 예상됐는데 재선거 치고는 엄청 높게 나왔다"면서 "이는 침체된 경주경제를 살리고 지역을 발전시켜달라는 시민들의 염원이 담긴 결과"라고 분석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재선거 투표율이 총선에 비해 높게 나온 것은 선거사상 처음"이라며 "친이-친박 대결구도와 중앙정치의 대리전 양상을 보인 것이 선거 막바지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끌어들인 동력이 된것 같다"고 조심스레 분석했다.

한 공무원은 "이번 선거를 지역경제 발전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많았는데 이것이 투표율로 이어진 것 같다"면서 "이같은 시민들의 바람을 저버리지 않고 누가 되든 당선자가 앞으로 지역 발전에 모든 힘을 쏟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주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har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