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24일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12명과 간담회를 갖고 북측의 개성공단 전면 재검토 통보에 대한 기업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현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개성공단에 억류된 현대아산 유모씨 문제는 개성공단의 본질에 관한 문제"라면서 "개성공단의 안정적 발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입주기업 대표들은 한목소리로 북측의 개성공단 사업 전면 재검토 요구가 개성공단의 경쟁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입주업체들은 현대아산 직원 유씨가 공단에 26일째 억류된 것과 관련,"주재원들이 신변안전에 대한 불안을 느끼고 있으며 지난달 몇 차례 통행 차단을 계기로 주문이 줄어들고 바이어가 이탈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또 임금 인상에 앞서 개성공단 체류자들의 신변안전이나 통행,북한 근로자들의 기숙사 건립을 통한 인력 수급 문제 등에 대해 북측이 먼저 기업활동이 가능한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주기업협의회 이사인 정기섭 ㈜에스엔지 대표는 "주재원들의 신변안전을 보장해야 하고 사업을 접는 한이 있더라도 기업활동에 부적합한 환경을 해소해야 한다는 '원칙론'도 나왔다"고 전했다.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의회 부회장도 "비즈니스에서는 속도가 생명인데 기업들은 현재 개성공단을 자유롭게 오갈 수도 없고,인터넷을 사용하지도 못할 정도로 까다로운 엄격한 3통 제한 조건을 감수하고 있다"며 "임금 현실화는 개성공단 운영과 관련한 기본적인 인프라가 해결되고 나서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남북 간 갈등 해소를 위해 남북 당국자들이 상시적으로 만날 수 있는 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입주기업 관계자는 "남북관계가 좋았다고 하는 참여정부 시절에도 어떤 사안에 대한 협의든 남북 당국자들이 20~30차례 이상 접촉하는 일이 예사였다"며 "남북이 서둘러 대화 창구를 만들어야 기업들이 애꿎은 피해를 보는 일이 최소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 장관은 "북한의 요구사항은 공단의 경쟁력과 기업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항"이라며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매우 신중한 입장을 가지고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구동회/이정선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