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북한의 당국자 간 재접촉 제의를 남북대화 재개의 계기로 활용하되 현대아산 근로자 억류 문제와 사실상 연계해 북측과 회담을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북한의 공세적 대화 제의 속내는

북측은 남북 접촉 당시 구체적으로 다음 일정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비공식적으로 '조기에 다음 접촉을 갖자'는 식으로 적극성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남 압박을 강화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대화 제스처를 취하는 것은 일단 개성공단을 조기에 폐쇄하기보다는 실리를 적극 챙기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읽힌다.

◆정부 입장은

정부는 북측이 제의한 재접촉을 현대아산 근로자 억류 문제와 연계,대화를 풀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종주 부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정부는 북한이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한 대화를 제의해온 만큼 정부 유관기관 등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유씨의 문제도 북한에 신중하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24일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개성 접촉'의 후속 대응에 대한 의견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투자 메리트 유지 위한 임금 상한선은

대부분의 입주 기업들은 북측의 강경한 입장을 감안할 때 임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입주 기업들이 감내할 수 있고,북측도 받아들일 만한 인상액은 어느 정도일까. 현재 북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월급은 70달러 정도로 중국 베트남 등과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따라서 소폭 조정이라면 사업 철수를 고려할 만한 사항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경협 합의서는 남북 양측이 협의를 통해 매해 5%까지 임금을 인상할 수 있도록 했다. 북측 근로자 임금은 2007년 8월 딱 한 차례만 인상됐다. 입주 기업들은 5%와 과거 미인상분을 북측에 제시할 수 있는 임금 상한선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입주 기업들은 대신 통신 통관 통행 등 '3통 문제'와 직원의 안전 보장을 해결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입주 기업들 얼마나 벌어들이나

개성공단 101개 입주 기업들의 지난해 생산액은 전년 대비 36% 증가한 2억5142만달러로 생산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입주 기업들의 수익성 차이는 크다. 토지를 직접 분양받아 공장을 짓는 등 초기 투자가 많은 기업들은 아직까지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반면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투자비가 적은 업체들은 대부분 흑자 상태로 돌아섰고 일부는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성태/장성호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