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도로 다이어트'를 제안했다. 기존 도로에서 버스 · 자가용 등 자동차 도로를 줄이고 자전거 전용 도로를 넓혀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도로의 체질을 개선하자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20일 13번째 라디오 방송 연설에서 "자동차 이용을 줄이고 자전거 이용을 늘리는 방향은 세계적인 추세이자 우리가 가야만 하는 길"이라며 "자전거가 너무 느리게 달리면 넘어지듯이 '자전거 시대'도 너무 늦지 않게 빨리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자전거 시대로 가기엔 아직 도로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고 학교도 가고 시장도 갈 수 있으려면 자전거 전용 도로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부족해 불편하고 위험한 게 사실"이라며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편하고 안전하도록 도로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통해 몸에서 군살을 빼고 체질을 건강하게 바꾸듯이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탄소 배출이 없는 자전거 이용량을 늘려 도로 사정도 친환경적으로 바꾸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자전거 이용을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인도(人道)와 자전거길의 구분 △자전거 보험 개발 △지하철과 자전거를 연계하기 위한 지하철 자전거 전용칸 설치 △하이브리드 자전거 개발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자전거 사고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는 자전거 보험의 경우 올 상반기 중 상품이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LIG손해보험과 동부화재가 조만간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며 롯데손보와 현대해상,메리츠화재 등도 상품을 개발 중이다.

자전거에 모터를 붙인 하이브리드 자전거의 경우는 정부가 개발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있고 업계도 제품 개발을 준비 중이어서 늦어도 내년이면 고부가가치 국산 제품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전국을 모세혈관처럼 연결하는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지면 앞으로 1000만대,2000만대의 자전거가 필요할 텐데 이를 모두 외국에서 수입해 써야 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겠느냐"고 국내 산업의 육성 필요를 언급했다. 2007년 국내 자전거 판매량 239만대 중 국내산은 2만대에 불과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