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수준으로 준비..임시 회담인프라도 구축

통일부가 현 정부들어 처음으로 21일 북한 지역에서 남북관계 현안을 놓고 진행되는 남북 당국간 접촉을 앞두고 준비에 여념이 없다.

북측이 `개성공단과 관련해 중대문제를 통보할 것이 있다'며 우리 측 당국자의 방북을 초청한 만큼 정식회담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작년 3월말 이후 군.외교 당국간 협의를 제외하고는 처음 남북 당국자가 현안을 협의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작년 3월 북한이 남북 당국간 대화 중단을 선언하고 당국자 방북을 불허하겠다고 밝힌 이후 첫 접촉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않고 국민들의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점에서 다소간의 부담도 느끼는 분위기다.

통일부는 무엇보다 접촉이 북한의 일방적 통보로 끝날 경우 준비한 것 자체가 허무해질 수 있지만 양측간에 건설적인 대화가 진행될 경우 남북 당국간 대화의 끈을 되살리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만큼 '회담'에 준해 철저히 대비한다는 입장이다.

우리 측 참석자로 개성공단사업지원단 당국자들 외에 남북회담본부 소속 당국자들을 함께 파견키로 한 데서도 이번 접촉을 '회담'처럼 준비하고 있는 통일부의 인식이 엿보인다.

한 통일부 관계자는 20일 "북측이 접촉을 갖자고 한 만큼 정식 회담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모르는 만큼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현 정부 들어 당국간 회담이 중단되면서 주로 통일부 장관의 외빈 접견 또는 통일부 간부들의 브레인스토밍 장소로 사용되던 삼청동 남북회담본부는 오랜만에 활기를 띄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들은 북한이 이번 접촉에서 어떤 태도로 나올지에 대한 몇가지 `시나리오'를 상정, 그에 따라 지난 주말 회담본부에서 당국자들간에 `모의회담'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인택 장관 주재로 부내 대책회의와 유관 부처 당국자들과의 합동회의를 잇달아 개최해가며 북측 태도에 따른 각 시나리오 별 대응 방안 마련에 주력했다.

이와 함께 작년 남북관계가 악화되는 과정에서 당국간 소통 수단이던 판문점 적십자 채널이 끊긴데다 개성서 열리는 남북회담때 우리 측 상황실 역할을 하던 남북경협협의사무소가 폐쇄된 까닭에 통일부는 `회담 인프라 구축'도 고심하고 있다.

과거 개성에서 회담할 경우 상황보고, 지침하달 등에 경협협의사무소와 서울 남북회담본부를 연결하는 직통 전화를 활용했지만 이번에는 개성공단관리위원회와 남북회담본부간에 국제전화를 사용하는 등 우회로를 찾아야할 상황이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