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차 정례 라디오연설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자전거 전도사'를 자임하고 나섰다.

이날 오전 KBS 1라디오, TBS 교통방송과 인기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YouTube) 등을 통해 전국에 방송된 제13차 정례 라디오연설을 통해서다.

"요즘 가뭄이 심해서 산불이 이곳저곳에서 많이 나고 있다.

물도 많이 부족한데 마침 오늘이 곡우(穀雨)이니 비가 주룩주룩 많이 내렸으면 참 좋겠다"고 계절인사를 건넨 이 대통령은 "이번 주가 자전거 주간이기 때문에 오늘은 자전거 이야기를 좀 할까 한다"며 운을 뗐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22일 `차없는 날'을 맞아 관저에서 본관으로 자전거를 타고 출근했던 기억을 되살리며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다 보니 사실 처음 출발할 때 여러 번 넘어졌다"고 소회한 뒤 "그때부터 주말이면 우리 부부는 어린 손자와 함께 자전거를 자주 탄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서울시장 재임 시절 버스전용차로 설치로 대중교통이 빨라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에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편하고 안전하도록 `도로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인도와 자전거길 구분 ▲자전거 보험 ▲지하철 자전거 소지자 전용칸 설치 등 자전거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인 대책을 소개하며 "자동차 이용을 줄이고 자전거 이용을 늘리는 방향은 세계적 추세이자 우리가 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가려면 빨리 가야 한다"면서 "자전거가 너무 느리게 달리면 넘어지듯 `자전거 시대'도 너무 늦지 않게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총연장 2천㎞의 전국 자전거길 설치 계획을 소개하며 "이런 `자전거동맥'은 각 마을과 도시의 모세혈관같이 연결될 것"이라며 "개발이 덜 된 곳일수록 매력을 키우면 자전거 여행객들을 멈추게 해서 동네동네의 `골목경제'를 살릴 수 있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그때가 되면 1천만대, 2천만대의 자전거가 필요할텐데 이 모두 다 외국에서 수입해서 써야 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겠느냐"면서 국내 자전거산업 육성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자전거 이용이 생활화돼 있는 경북 상주와 경남 창원의 사례를 소개한 뒤 "자전거는 녹색성장의 동반자"라면서 "정부는 선진적인 자전거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지자체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페달을 굴리는 한 자전거는 넘어지지 않고 곧바로 앞으로 나간다"면서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