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 50여명 친목모임 '목욕당 창당'

여야 정치인들이 서로의 묵은 때를 밀어주며 맨몸 정치를 벌인다.

국회에서 목욕을 즐기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여야 의원 50여명은 19일 친목도모 차원에서 목욕당(沐浴黨)을 '창당'했다고 밝혔다.

쟁점을 놓고 여야가 격렬하게 부딪히며 전투의 장, 비난의 장만 만들게 아니라 서로 아끼고 양보하는 상생의 국회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다.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과 민주당 최인기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목욕당은 평소 국회 목욕탕을 자주 이용하는 여야 의원 50여명이 동참했다. 이 정도 국회의원이면 원내교섭단체도 만들 수 있는 규모.

목욕당은 이날 '창당결의문'에서 "국회에서 여야가 가장 편안하게, 꾸밈없이 만날 수 있는 목욕탕에서 몇몇 선배와 후배들이 나섰다"며 "우리들만이라도 여당은 야당을, 야당은 여당을 생각하고 인정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자는 취지"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목욕당은 이어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생각하고 국가를 생각하기 위해 밤을 새워도 모자랄 판에 서로 비난하면서 '막말 국회', '난장판 국회'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이를 막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끝없는 자괴감을 금할 길이 없다"며 "낮은 자세와 낮은 목소리로 국민들만 보고 말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당 공동대표 외에 '수압조절 위원장'과 '적정온도 유지 위원장', '냉온탕 수위조절 위원장', '냉온탕 교류위원장', '대량살상무기 탕내 반입 저지위원장', '수면실장', '여탕친선 교류협의회장' 등까지 여야를 아우르는 47명으로 구성된 '당직 인선'까지 발표했다.

다음은 목욕당의 주요 '당직자' 명단.
▲당 공동대표 안상수·최인기 ▲당 대표 비서실장 김용태 ▲탕내 수압 조절 위원장 정몽준 ▲당원자격 심사 위원장 송광호 ▲탕내 적정 온도 유지 위원장 권영세 ▲탕내 적정 온도 조절 위원장 원혜영 ▲탕내 분쟁 조정 위원장 유선호 ▲조직 강화위원장 주호영 ▲홍보위원장 김성조 ▲당 정책 조정 실장 최규성 ▲체력단련 연구 실장 김충환 ▲냉온탕 수위 조절 위원장 진영 ▲수질 검사 위원장 강기정 ▲온탕대표 구상찬 ▲냉탕대표 최재성 ▲공동 대변인 장세환·김기현 ▲냉온탕 교류 위원장 박병석 ▲탕내 윤리 위원장 신지호 ▲대량살상무기 탕내 반입 저지위원장 문학진 ▲냉온탕 온도유지 위원장 최연희 ▲온탕조절 위원회 제1위원장 김선동 ▲온탕조절 위원회 제2위원장 권영진 ▲냉탕조절 위원회 제1위원장 이종혁 ▲냉탕조절 위원회 제2위원장 이진복 ▲목욕당 연구소장 이용경 ▲온탕 연구 위원장 서상기 ▲냉탕 연구 위원장 유재중 ▲탈당 방지 위원장 전병헌 ▲사우나 대표 김정훈 ▲사우나 부대표 현기환 ▲탈의실 복지 위원장 이학재 ▲수면실 실장 신학용 ▲수면실 부실장 정양석 ▲체력단련실 실장 강석호 ▲샤워실장 김재균 ▲여탕친선 교류 협의회장 김성회 ▲타올 품질관리 실장 임영호 ▲안전사고 방지 위원장 이상민 ▲안전사고 방지 부위원장 김창수 ▲사우나 환경 조성 추진 위원장 조전혁 ▲사우나 환경 조성 추진 부위원장 홍장표 ▲탕내 시설 관리 위원장 박종희 ▲탕밖 시설 관리 위원장 이철우 ▲당내 고충 상담 위원장 정하균 ▲건강 트레이닝 위원장 황영철 ▲탕내 전략기획실장 서종표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