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발사 저지 목적…북미 양자대화 신호 가능성도

미국이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기 전인 지난달 로켓 발사를 중단시키기 위해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을 추진했으나 북한의 거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산케이(産經)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을 비공식으로 타진 받은 북한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거부했다고 신문은 미국 및 일본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번 제안은 미국이 북미 양자협의가 본격화하기에 앞서 미국의 양자협의에 대한 입장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로켓 발사를 저지하기 위해 3월부터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을 모색하는 등 북한에 여러 통로로 양자대화를 제의해 왔다.

특히 미국 정부는 지난 1994년 6월 15일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金日成) 전 주석과 회담을 갖고 핵프로그램 동결을 이끌어낸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한의 로켓 발사를 저지할 최적의 인물이라고 판단, 이번에도 김정일 위원장과의 직접 담판을 시도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런 요청을 거부하고 지난 5일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다.

이는 북한의 로켓 개발에 대한 강경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1994년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및 김일성 전 주석 면담 다음 달인 7월 8일 김 전 주석이 사망한 점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좋지 않은 만큼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및 김 위원장 면담을 북한이 꺼렸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곧바로 북미 간 직접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정부 내에서는 북미간 양자대화가 이뤄지면 북핵 및 미사일 문제에서 일본이 고립될 것이라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