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인도 구자라트주 칸들라 항에서 미사일 제조설비 등을 싣고 있다가 적발된 북한 화물선 '구월산'호에 일본산 장비와 재료 등이 실려 있었다고 인도의 한 전직 고위 관리가 18일 밝혔다.

인도 국방개발연구기구(DRDO)에서 근무하며 당시 구월산호에 대한 수색을 지휘했던 K. 산타남 씨는 교도통신 인터뷰에서 일본 회사가 만든 3차원 측정장비와 수치제어 공작기계, 그리고 마레이징 특수강 등이 북한 화물선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마레이징 특수강은 미사일의 뼈대를 만드는데 주로 쓰인다.

그는 또 구월산호 선장이 조사 초기 수질 정화 설비를 싣고 리비아로 간다고 신고했지만 이후 화물들을 파키스탄 카라치에 하역할 예정이었다는 점을 털어놓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구월산호에서는 미사일 관련 설비 뿐 아니라 미사일 설계도까지 발견됐고, 여러 언론매체들은 구월산호에 대해 '은폐된 미사일 공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문제의 장비와 재료 등을 만든 것으로 알려진 일본 기업들은 모두 해당 제품을 북한에 수출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고, 인도 당국자들은 북한이 해당 물자들을 중국이나 다른 나라를 통해 입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