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정상문 `박연차 특혜' 전반 개입 수사

대검 중수부(이인규 검사장)는 16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과 장남 건호씨를 불러 조사한다.

검찰은 강 회장을 상대로 2007년 8월 그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정상문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 대책을 논의했다는 `3자 회동'의 성격과 ㈜봉화에 투자한 70억원의 출처와 사용처를 수사한다.

강 회장은 앞서 "3자 회동 당시 박 회장이 `홍콩 비자금 500만 달러를 내놓겠다'고 말했었다"고 밝힌 바 있어 검찰은 그를 상대로 당시 만남에서 어떤 내용의 대화가 오갔는지, 어떤 결정이 이뤄졌는지, 결정된 사항이 노 전 대통령에게 보고됐는지 등을 추궁한다.

검찰은 강 회장과 박 회장을 대질신문하고 필요하면 이날 오후 또는 17일 정 전 비서관까지 불러 3자 대질할 계획이다.

중수부는 대전지검이 횡령 등 혐의로 구속한 강 회장을 전날 서울구치소로 이감했으며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부분만 조사한 뒤 대전으로 돌려보낼 방침이다.

검찰은 또 이날 건호씨를 불러 박 회장의 돈 500만 달러 중 절반이 투자된 `엘리쉬&파트너스'의 대주주로 사촌매제 연철호씨와 공동 운영했는지, 회삿돈이 미국을 거쳐 국내 회사에 우회 투자됐고 외삼촌인 권기문씨 또한 투자에 참여했는지 등을 캐묻는다.

검찰은 박 회장이 500만 달러의 투자내역을 전혀 모르고 "노 전 대통령의 부탁에 따라 보낸 돈"이라고 진술한 점에 비춰 연씨에 대한 투자금이 아니라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500만 달러가 연씨에게 전달되는 과정뿐 아니라 박 회장의 사업 전반에 도움을 주려고 개입한 정황을 확인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박 회장이 2006년 농협의 자회사인 휴켐스를 인수하고 30억 달러 규모의 베트남 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을 따낸 데 이어 경남은행 인수를 시도하는 과정에 정 전 비서관이 노 전 대통령의 대리인 역할을 하며 광범위하게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할 관련자 진술도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나섰던 2002년 형 건평씨가 거제도에 갖고 있던 부동산의 소유주가 박 회장으로 바뀐 부분에도 정 전 비서관이 관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박창식 전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장 등 관련자 소환조사를 통해 정 전 비서관이 청와대로 찾아온 경남지역 경제인들과 만나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박 회장의 비서실장인 정승영 정산개발 대표로부터도 같은 청탁을 받았던 점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노 전 대통령과 40년 지기 친구이자 청와대 선임비서관이었기 때문에 그와 노 전 대통령 측이 받은 3억원과 100만달러, 500만달러가 `포괄적 뇌물'임을 뒷받침해 준다고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