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29일 치러지는 인천 부평을 재보궐 선거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에게는 정치적 사활이 걸려 있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전주 덕진 출마로 전주 선거가 비상이 걸린 만큼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인 부평을 한 곳만 건져도 당안팎의 퇴진론을 잠재울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부평에 '올인'하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공교롭게도 부평을에 출마한 이재훈 한나라당 후보가 정 대표와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어 화제다. 14일 부평을에 후보등록을 마친 이 후보는 정 대표와 산업자원부(지식경제부의 전신)와 열린우리당에서 2년여 동안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2004년 당시 산자부 자본재산업국장(2급)이던 이 후보가 열린우리당 수석전문위원으로 파견나오면서 두 사람은 첫 인연을 맺었다.

2005년 정 대표가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를 맡은 뒤 평소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의 이 후보를 적극적으로 챙겼다는 후문이다. 열린우리당에서의 인연으로 이 후보는 2005년 산자부 무역투자실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듬해 정 대표가 산자부 장관에 취임하면서 차관보급인 산업정책본부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이듬해 차관에 오르는 등 승진가도를 달리며 정 대표와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한솥밥을 먹은 지 2년여 만에 두 사람은 인천 부평을을 두고 반대편에 서서 격전을 치러야 하는 사이로 바뀌었다. 당초 정 대표는 이 후보가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이 후보도 "한때 모셨던 분인데…"라며 말을 아꼈다.

김형호/이준혁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