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일.러와 6자 재개방안 협의 착수

정부는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성명 채택에 대해 14일 `6자회담 불참'을 단언하며 강력 반발한 것과 관련, 배경을 분석하고 대책을 숙의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정부는 북한의 불참선언에도 불구, 즉각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관련국과의 협의를 통해 북한의 반발을 뛰어넘어 6자회담을 재개할 방안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자들은 대체로 북한의 반발이 예견된 수순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이미 안보리에서 로켓에 대한 논의만 이뤄져도 `6자회담은 없다'고 밝힌 만큼 의장성명 채택이 북한의 6자회담 불참 선언을 불러올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발표내용이 예상보다 강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북한이 6자회담 불참을 선언할 가능성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성명에서 사용한 단어의 강도가 생각했던 것보다 상당히 강하다"면서 "북한의 의도를 다각도로 분석중"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성명을 통해 "6자회담에 다시는 절대로 참가하지 않을 것이며 6자회담의 어떤 합의에도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북한이 `다시는' `절대로' 등의 단어를 사용한 것으로 봐서 6자회담 재개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5년여간 계속돼 온 6자회담이 `위기'를 맞았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북한이 일본과 안보리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난하면서도 미국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비난을 하지 않았다는 점은 주목된다.

외교 소식통은 "6자회담은 거부하지만 미국과의 양자협상에 대한 여지는 열어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자체의 경수로 발전소 건설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한 대목에 대해 "제네바합의에 따라 금호지구에서 짓다 만 경수로 건설을 자기 힘으로 재개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핵심부품을 미국으로부터 수입해야 하는 등 북한 힘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