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은 8일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돈을 받았다고 시인한 것과 관련해 "제가 알고 있는 진실과 검찰이 의심하고 있는 프레임이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자신의 고백 이후 불거진 논란과 관련,"제 생각은 잘못은 잘못이라는 쪽이다. 또 좀 지켜보자는 말씀도 함께 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발언은 노 전 대통령이 전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권 여사의 금품 수수를 시인한 이후 마치 불법행위가 기정사실처럼 인식되는 것에 대해 도덕적 책임은 지겠지만,법적 책임은 다를 수 있다는 취지로 반박한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노 전 대통령이 이 글을 올린 것은 형식상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지지자들 간 모금운동이나 봉하마을 방문을 제안하는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뜨거운 지지 및 반대 논란이 불거진 것을 진화하기 위한 목적에서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한 특별한 행사나 방문은 계획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멀리서 실망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면 좋겠다. 저도,여러분도 욕먹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냉정한 평가를 한 글에 대해 비난하거나 공격하는 글을 올리는 것은 욕을 먹을 수도 있는 일이어서 보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저는 저의 허물을 이미 사과한 처지다. 이제 이 홈페이지로 인해 욕을 더 먹는 일은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이 글을 올린다"고 밝혔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