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청년실업 해소 대책의 하나로 도입한 행정인턴 제도가 겉돌고 있다. 체계적인 관리 프로그램이 없고 직무만족도도 낮아 시행 3개월도 안 돼 4명 중 1명 꼴로 중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서울시 및 일선구에 따르면 지난 1월15일 서울시청과 25개 자치구에 배치된 행정인턴 총 1000명 가운데 3월 말 현재 261명이 그만둔 것으로 집계됐다.

9급 공무원 임용시 경력가산 기준이 되는 3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그만두는 사례가 많은 이유는 적절한 인턴 활용방안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서울시청에서 행정인턴을 하다가 그만 둔 김모씨(29)는 "짐 나르기 등 허드렛일만 하다 보니 경력 쌓기에 전혀 도움될 것 같지 않아 취업 공부에 매진하기 위해 그만뒀다"고 말했다. 한 구청 관계자도 "중앙 정부와 달리 지방자치단체엔 행정인턴 활용 계획 자체가 없었다"며 "파행 운영은 당연하다"고 토로했다.

행정인턴들의 소극적인 자세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뽑자마자 그만두거나 인턴업무를 아르바이트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 이들이 배치된 부서에선 "일을 맡기려 해도 불가능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행정인턴에 대한 문제점들이 부각되자 서울시 관계자는 "인턴들이 공직을 체험할 수 있도록 외국인 민원상담,홈페이지 제작 등의 업무를 적극 발굴하겠다"며 "부서장들을 멘토로 삼아 애로를 파악하고 필요시 인턴 직무 재조정도 고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재철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