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적ㆍ낙하지점 분석중.."7~10일 소요"

북한이 5일 발사한 장거리 로켓의 2단과 3단 추진체가 함께 태평양 공해상에 추락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두 탄체가 분리된 상태에서 떨어진 건지 아니면 아예 분리가 되지 않은 건지를 놓고 추측이 분분하다.

한.미.일 정부는 탄체 분리 여부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기술 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하나의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정보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북한이 발사한 로켓의 2단 추진체가 3단 추진체를 추동, 일정거리를 날아간 뒤 3단과 분리돼 낙하했다면 인공위성이나 탄도미사일의 핵심기술인 '단 분리'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두 탄체가 분리조차 되지 않았다면 아직 장거리 미사일(ICBM) 기술 보유를 위해 가야할 길이 멀다고 봐야한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과연 2단과 3단 추진체가 분리가 안되고 통째로 떨어졌는지, 분리됐는데 문제가 생긴 건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추가적인 분석결과가 나와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일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미 측은 2단계와 3단계 추진체가 `한꺼번에' 태평양에 떨어진 것으로 평가했고 일본 측은 2단 추진체가 발사장인 무수단리로부터 3천100여㎞ 떨어진 태평양 공해상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 2단과 3단 추진체의 분리 여부는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일단 2단과 3단 추진체가 다른 궤적을 그리며 비행했는지, 아니면 2단 추진체가 낙하한 뒤 3단 추진체에 대한 아무런 궤적이 잡히지 않았는지 추적 레이더망을 분석하면 알 수 있지만 정보 당국은 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2단과 3단 추진체의 정확한 착탄지점을 통해서도 '단' 분리 여부를 알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북한 로켓 판독분석반장인 박정주 박사는 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2단 추진체와 3단 추진체가 한꺼번에 떨어졌다고만 알려져 있기 때문에 동시에 떨어진 건지, 따로 시차를 두고 떨어진 건지에 대한 정보가 불확실하다"고 전제, "두 추진체가 일정한 거리를 둔 지점에 떨어졌다면 단 분리가 된 이후 3단 추진체가 일단 점화됐다가 떨어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2단과 3단 추진체가 비슷한 지점에 떨어졌다면 일단 분리에는 성공했지만 3단 추진체가 점화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박 박사의 설명이다.

하지만 2단과 3단 추진체가 같은 지점에 떨어진 것으로 결론나면 두 탄체가 분리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단 분리 기술 자체의 결함을 의미한다.

박 박사는 "단 분리가 안된 상태에서 3단 추진체가 점화했을 경우 높은 압력과 화염에 의해 폭발하거나 추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1단 추진체는 예상지점인 동해상에 떨어졌지만 2단 추진체가 애초 예고됐던 3천600㎞ 지점보다 500㎞가량 못미친 지점에 낙하했다는 점에서 2단 추진체의 속도가 제대로 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 박사는 "로켓은 1~3단 추진체의 속도를 계산해 설계되는데 2단 추진체가 예고된 거리만큼 날아가지 못했다는 것은 설사 3단 추진체가 2단 추진체로부터 제대로 분리돼 점화했다 하더라도 원하는 궤도에 안착하지 못하거나 추락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해상자위대도 로켓을 추적.분석한 결과 인공위성이 지구 궤도를 선회하는 데 필요한 속도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판명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보도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1998년 로켓을 발사했을 때는 최종 분석결과가 10일 정도 뒤에 나왔고 2006년에는 1주일 정도 걸렸다"며 "이번에도 그 정도 시간이 걸리지 않겠나 본다"고 말해 7~10일 정도면 분석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