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은하2는 ICBM으로 부족..알루미늄합금 동체와 연료 개량 필요"

북한이 5일 발사한 장거리 로켓 은하2를 개량할 경우 그 성능은 중국의 장정1호 로켓을 모델로 유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미국의 핵우주무기 전문가가 주장했다.

`걱정하는 과학자모임(UCS)'의 지구안보프로그램 공동국장인 데이비드 라이트씨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전인 지난 2일 노틸러스연구소 홈페이지에 게재한 '북한의 위성발사체 분석'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은하2가 대륙간 핵미사일 능력을 갖추려면 발사체의 자재와 사용연료 등에서 "상당한 개량"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은하2의 제1,2,3단계 로켓에 대한 추정을 바탕으로 은하2는 전체 무게가 약 80t에 이르고 약 100kg의 탑재물을 지상 400km 궤도에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이 로켓을 탄도미사일로 사용할 경우는 500kg의 탄두를 약 9천km, 1t짜리 탄두는 약 6천km 운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이 500kg 무게의 (핵)탄두와 (다시 대기권으로 진입할 때 필요한) 열차폐막을 만들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은하2는 (아직) 진정한 대륙간 핵능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그는 말했다.

이란이 지난 2월 소형 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린 사피르 2호 로켓도 "1t짜리 탑재물을 실을 경우 사정이 약 4천km여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사정에 훨씬 못미친다"는 것.
그는 북한이 은하2를 탄도미사일로 사용하려면 로켓 동체를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어 발사체의 구조질량을 줄이고 엔진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 다른 연료를 사용하는 등의 개량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북한이 은하2의 다음 버전 개발 때 장정1을 모델로 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1970년대 첫 발사된 장정 1호의 제1단계 로켓은 애초 동펑 3호 탄도미사일용으로 설계된 엔진을 4개 결합한 것이어서 근본적으로 북한의 은하 2호와 같은 크기와 구조이나, 알루미늄 합금 동체에 더 강한 추진력의 연료를 사용함으로써 300kg을 수백km 상공의 궤도에 올릴 수 있으며, 탄도미사일로 발사될 경우 1t을 8500km, 500kg을 1만2천km 운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트 국장은 은하2의 제1단계 로켓은 직경 2.25m로, 노동 미사일에 사용된 직경 1.25m짜리 엔진과 유사한 엔진 4개를 결합해 만들어 노동 미사일에 비해 4배의 추진력을 가진 것으로 추정하고 제2단계 로켓은 노동 엔진 1기나 유사한 능력의 엔진 1기를 고고도에서 사용할 수 있게 개조했을 것으로 봤다.

그는 "일부 전문가들은 (2단계 로켓 엔진이) 소련제 지대공 미사일 SA-5 엔진을 개조한 것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SA-5의 엔진은 스커드 미사일의 엔진과 달리 비행중 엔진 출력을 변화시킬 수 있어 인공위성 발사 2단계에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은하2의 제3단계 발사체는 약 1t의 무게에 고체 연료를 사용할 것으로 추측했다.

이번에 북한이 쏜 은하2의 동해쪽 궤도는 지구의 자전덕분에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필요한 속도를 약 5% 높이는 효과를 내는 위성발사 궤도와 일치한다고 그는 설명했으나, 북한의 로켓 발사 후 한.미 정보 당국은 위성이 궤도 진입에 실패한 것으로 판단했다.

라이트 국장은 북한 발사체의 기술이 어느 단계인지는 아직 두고봐야 하지만 자재와 생산기술면에서 능력이 아직 부족하므로 미국은 다른 나라들과 협력을 통해 북한이 외부로부터 기술개량 지원을 못받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북한의 미사일 기술의 발전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