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실패"..北 "성공" 대립 재판

북한이 1998년 8월 '광명성1호'에 이어 10여년만에 '광명성2호'를 쏘아올렸지만 두 '인공위성' 모두 궤도진입에 실패하는 똑같은 운명을 맞았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에도 10년전과 마찬자기로 "궤도진입 성공"을 주장하고 나서 북한과 국제사회간 똑같은 논란이 재연되게 됐다.

광명성 1호는 1998년 8월31일 12시7분에 발사돼 일본 상공을 넘어 1천550㎞를 비행해 12시12분께 태평양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당시 북한은 발사 나흘 뒤인 9월4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3단계 추진체를 이용한 인공위성을 발사해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며 "광명성 1호는 165분6초의 주기로 지구를 돌면서 노래와 신호를 전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한.미.일 3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염두에 두고 추진체의 항적을 추적하다 발사체가 인공위성 발사의 궤적을 그리는 바람에 추적에 실패했으나 북한이 주장한 송출신호도 포착되지 않는 등 여러가지 정황상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실패한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제임스 루빈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이 아주 작은 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리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말했다.

광명성 2호의 경우에도 북한은 5일 발사 4시간만인 3시28분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운반로켓 '은하 2호'로 인공지구위성 '광명성 2호'를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며 "광명성 2호는 40.6도의 궤도 경사각으로 지구로부터 제일 가까운 거리 490㎞, 제일 먼거리 1천426㎞인 타원 궤도를 돌고있으며 주기는 104분 12초"라고 발표했다.

북한은 발사시간을 오전 11시20분, 궤도진입 시간을 11시29분 2초라고 주장하고, "지금 위성에서는 불멸의 혁명송가 '김일성 장군의 노래'와 '김정일 장군의 노래' 선율과 측정자료들이 470㎒로 지구상에 전송되고 있으며, 위성을 리용하여 UHF 주파수대역에서 중계통신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한.미.일 3국은 북한이 5일 오전 11시30분 발사해 1단계 추진체가 동해에 떨어졌다고 보고 있으며, 특히 일본 정부는 2단계 추진체가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장에서 3천100㎞ 떨어진 태평양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북한의 로켓 발사 상황을 추적하던 미국의 북미우주방공사령부는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북한이 발사한 `대포동 2호 미사일'의 "1단계 추진체가 동해에 떨어졌고, 발사체 머리 부분과 함께 나머지 추진체는 태평양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이상희 국방장관도 "지금까지 판단한 것은 1∼3단계 탄체가 모두 해상에 (탄착하거나) 추락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어떤 물체도 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궤도진입 실패로 사실상 단정했다.

이 장관은 또 1단계 탄착지점은 북한이 위험지역으로 설정한 지역에 근접했으나 "2단계 탄착지점은 위험지역에 미치지 못한 지역이라는 게 1차적 판단이고, 3단계 탄착지점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광명성 1, 2호 모두에 대해 "전파를 송출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어디에서도 이 전파가 포착이 되지 않아 결국 `실패'로 귀착된 것은 북한 우주과학기술의 현 주소를 보여준 셈이다.

북한은 특히 1998년 제10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를 앞두고 광명성 1호를 발사한 뒤 끝까지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김정일 1기체제의 상징물로 삼은 것처럼 광명성 2호도 `성공'으로 포장해 오는 9일 열리는 제12기 최고인민회의 1차회의를 통해 출범하는 김정일 3기체제의 상징물로 선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그러나 두 차례 '인공위성' 발사용으로 포장한 장거리 로켓 발사를 통해 장거리 미사일 개발.보유 능력을 과시하고 기술을 축적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점도 닮은 꼴이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