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문가들은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와 관련해 한반도에 당분간 냉각기가 불가피하며 북 · 미 양자회담 재개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송대성 세종연구소 소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로켓과 관련해 대북 특사를 보낸다고 했으나 남북관계가 오랜 기간 냉각기를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자칫 특사 파견이 무산될 수도 있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가 진전되지 않아도 한국과 미국 일본이 삼각공조 체제를 통해 북한에 경제 제재 등의 대응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서는 국내외에 자신의 건재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핵실험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안보통일 연구부장은 "로켓이 정상 궤도에 오르진 못했으나 북한은 강력한 대미 협상 카드를 갖게 됐다"며 "미국이 다양한 방식을 통해 북한 제재 논의를 하겠지만 지금의 6자회담 프로세스로는 북한의 핵실험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로켓 발사이후 자신감을 얻은 북한이 핵실험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동북아협동 총괄팀장도 "이번 로켓 발사는 동북아 정세를 해치는 것은 물론 6자 회담과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상황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과거로 회귀하는 북한의 자세에 국제사회의 세계 평화 노력이 물거품됐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로운 결의안에 부정적인 입장이라 이를 설득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동북아 정세에 먹구름이 드리우겠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대화의 장이 열릴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남북관계가 일시적으로 시끄럽긴 하겠지만 미국이 여기자 문제로 북한과 자연스럽게 대화의 물꼬를 튼다는 예상이 나오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라며 "(천둥과 번개가 치듯) 시끄럽겠지만 곧 예전의 날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