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만성 식량난 해소할 엄청난 비용"

북한이 5일 발사한 장거리 로켓 '은하-2호'와 이 로켓에 탑재된 것으로 추정되는 위성 '광명성-2호'를 개발한 비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이날 공식성명을 통해 "북한이 만성적인 식량 부족을 해소할 수 있는 엄청난 비용을 들여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데 대하여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는 크게 실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북한은 2007년 기준으로 국민총소득(GNI)이 남한보다 36.4배나 뒤처지는 등 경제사정이 열악하고 만성적인 식량난과 에너지난을 동시에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사한 로켓과 탑재된 위성의 개발비로 최소 2천억원에서 최대 5천500억원이 투입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주과학기술이 일정궤도에 오른 우리나라와 주변국의 위성개발 비용을 고려할 때 최소 2천억원 가량으로 추정되지만 북한 과학기술 수준을 감안하면 이보다 2배 이상이 소요됐을 것이란 관측인 것이다.

우리나라가 2006년 7월 발사한 다목적 실용위성 2호(아리랑2호)는 1999년부터 7년에 걸쳐 2천600억원이 투입됐다.

이에 대해 한국천문연구원의 한 전문가는 "통신위성을 발사하는 국가는 보통 위성 자체를 통째로 구매하기도 한다"면서 "발사장을 임대해 발사하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3천억원 가량은 소요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무수단리에 발사장을 건설했기 때문에 발사비용을 제외하더라도 2천억원 가량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한은 1998년 대포동 1호를 발사한 뒤 관영매체를 통해 지상발사 장비와 지상조종장비 등에 최소 3억 달러가 소요된다고 주장한 바 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남한 언론사 대표단의 방북 당시 2억~3억 달러가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한 전문가는 "북한의 과학기술 수준과 개발 노력 등을 따져보면 5천500억원 가량은 소요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비슷한 주장을 내놨다.

그는 "2000년 북한과 미국간 미사일협상이 타결단계까지 이르렀으나 최종 합의되지는 못했다"며 "당시 북한은 미국에 대해 매년 10억 달러 상당의 식량을 3년간 달라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홍 수석연구위원은 "특히 북한은 300km 이상의 미사일은 포기하고 300km 이하만 가지겠다"며 "매년 인공위성을 3개씩 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개발비용 일부를 이란이 부담했을 것이란 주장도 내놓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백승주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기술협력은 중요한 군사기술 이전 시차가 매우 짧고 부족한 개발비는 이란이 부담하되 기술적 성과는 즉각 공유하는 형태가 특징"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