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북한의 로켓 발사 소식이 전해지자 강원 중.동부전선 최전방의 주민들은 사태추이를 지켜보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동해안 최북단지역인 고성군 주민들의 경우 지난해 7월부터 금강산 관광이 중단됐던 상황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로 지역경제가 더욱 침체될까 우려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어민들은 매년 4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개방되는 어로한계선 이북 저도어장의 어업활동이 이번 로켓 발사로 통제가 강화될까 어두운 표정이었다.

어민들은 "한때 황금어장이라고 불릴 만큼 해산물이 풍부했지만 갈수록 저도어장도 어획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북한이 로켓까지 발사, 남북관계가 심각해진다면 출어가 중단될까 걱정"이라고 귀띔했다.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중부전선 최전방 민간인출입통제(민통선) 주민들은 로켓 발사소식에 크게 동요하지는 않았지만 남북관계가 악화될까 우려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주민들은 로켓 발사 소식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평상시처럼 못자리 준비와 논갈이, 비닐하우스 설치 등으로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주민 김영인(49.철원 김화읍 생창리) 씨는 "민통선 안에 살다 보니까 남북관계를 민감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면서 "남북관계가 진전돼 서로 농업 교류도 하고 실향민들이 고향에 가야 하는데 점점 꿈과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실향민촌인 속초시 청학동 '아바이바을'에 거주하는 박재권(77) 씨는 "북한이 세계 각국의 우려를 저버린 채 체제 유지를 위해 무모한 배짱을 부린 것 같다"며 "자칫 한반도 평화마저 위협받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의 로켓 발사로 긴장감이 고조되자 평화의 성지로 부각되고 있는 화천읍 동촌리 평화의 댐에 조성된 '세계 평화의 종(鍾) 공원'에는 이날 평소보다 많은 인파가 찾아와 국제평화가 유지되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이 공원에는 각국의 탄피를 수집해 만든 37.5t에 달하는 평화의 종과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의 평화 메시지를 담은 기록물이 전시돼 있다.

휴전선을 지키는 최전방 군부대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비상 대기하며 경계근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군 당국자는 "전방경계 근무는 평상시처럼 경각심을 갖고 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비무장지대에서 북측의 도발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라고 전했다.

(고성.춘천연합뉴스) 이종건 이해용 이재현 기자 momo@yna.co.krdmz@yna.co.krj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