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역 주민들 "남북관계 경색 우려"

북한의 로켓 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진 4일 전국은 긴장감 속에서 북한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특히 북한과 인접한 최전방 지역 주민들은 북한의 로켓 발사가 남북관계와 지역경제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동부전선 최전방 지역인 강원도 고성군 주민들은 지난해 7월 중단된 금강산관광이 재개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로켓 발사가 이뤄질 경우 남북관계가 경색돼 지역경제가 더욱 침체될 것을 걱정했다.

남방한계선 내 유일한 마을인 경기도 파주시 대성동 마을 김동현(53) 이장도 "못자리 파종을 위해 논에 나왔는데 북한 로켓발사로 출입통제 등 영농활동에 지장을 받을까 불안하다"며 "우리가 그동안 많은 지원을 해준 만큼 북한이 조금 양보해 문제가 잘 풀렸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3일부터 꽃게잡이 조업을 시작한 서해5도 어민들도 이날 현지 군부대로부터 출항가능 통보를 받고 바다로 나서기는 했지만, 북한의 로켓 발사가 임박했다는 소식에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연평도 어민 박모(36)씨는 "북한이 곧 로켓을 쏠 것이라는 뉴스가 나온 데다 안개까지 많이 낀 탓에 어업지도선 관계자들이 위성항법장치(GPS)와 전자해도 등에 조업 한계선이 제대로 표시됐는지 확인하는 등 어선이 북한으로 올라가는 긴급상황에 대비하며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고 말했다.

북녘땅이 손에 잡힐 듯 보이는 곳곳의 전망대에도 북한의 로켓 발사 임박 소식 때문인지 평소 주말보다 관광객의 발길이 줄었다.

임진각 관광안내소 관계자는 "다른 주말에 비해 주차장이 절반밖에 차지 않았다"면서 "북한의 로켓 발사 임박 소식 때문인지 아침부터 도라산전망대, 제3땅굴 등과 연계한 DMZ 투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는지 묻는 전화도 많았다"고 전했다.

임진각을 찾은 실향민 변옥희(76.여.수원시)씨는 "북한의 로켓 발사로 남북관계가 더 나빠질 것 같아 걱정"이라며 "남북문제가 잘 해결돼 자유롭게 고향에 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성시 개풍군과 불과 1.8km 떨어져 있는 강화평화전망대를 찾은 김응봉(64.제주시)씨도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다 해도 든든한 우방들이 있으니 크게 불안하지는 않다"면서도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무는 것처럼 북한이 막다른 골목에서 어떻게 나올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일본의 아사히TV는 북한의 로켓발사에 대비해 동해안 최북단 통일전망대에 위성장비를 설치해 놓고 취재를 벌였으며, 휴전선을 지키는 중동부전선 최전방 군부대들도 만일의 사태 발생시 바로 임무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비상 대기하며 경계근무에 만전을 기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북한의 로켓을 추적하기 위해 위성관제 전문가 등으로 구성한 분석반을 지난 2일부터 24시간 철야 가동하면서 북한의 로켓 발사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성.대전.인천.의정부연합뉴스) 정묘정 이종건 우영식 최정인 기자 m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