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저녁자리 인원 수 조사중"

청와대 전 행정관에 대한 성접대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마포경찰서는 3일 방송통신위원회 신모 전 과장과 케이블 방송업체 문모 전 대외협력팀장을 뇌물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문 전 팀장이 소속된 케이블 방송업체가 다른 방송업체와의 합병승인 심사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관계 당사자인 방통위 직원과 부적절한 식사를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청탁 여부는 입증되지 않았지만 승인 심사를 앞둔 시점에서 업무와의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해 입건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그러나 술자리를 함께 한 김모, 장모 전 청와대 행정관은 승인 심사와 관련해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두 전직 행정관에 대해 "술자리 참석 경위와 업무 관련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뇌물 혐의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직 행정관들은 "신 과장의 소개로 문 팀장을 처음 만났다"며 청탁과 관련 없는 단순 모임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울러 당일 상암동 오리고기집 저녁식사 자리에 4명이 아닌 5명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정확한 참석 인원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관련, 경찰은 오리고기집 종업원과 문 팀장, 오리고기집에서 유흥업소까지 일행을 데려다 준 대리운전 기사를 불러 당시 상황을 캐물었다.

경찰 조사에서 문 팀장은 4명만 참석했다고 진술했고 대리운전 기사는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오리고기집 종업원은 문 팀장 등 4명이 함께 한 저녁자리의 끝 무렵에 남성 1명이 들어와 이들의 옆 테이블에 앉았지만 이 남성이 일행이었는지 확신하지 못한다는 진술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의 진술만으로는 저녁자리 참석자가 4명인지 5명인지 여부를 명확히 밝히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술자리 동석자들의 1개월치 통화 내역을 분석하는 등 추가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실 관계를 규명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김 전 행정관 등 3명을 모텔로 안내했다는 유흥업소 관계자 등의 진술이 확보됨에 따라 장 전 행정관과 신 과장을 성매매 혐의로, 문 팀장을 성매매 방조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그러나 지난달 25일 김 전 행정관이 모텔에서 적발될 당시 함께 단속된 민모씨가 일행이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선 "민씨가 여행사 직원으로 이번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