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사회복지지원실태' 특별감사 착수

감사원은 1일 서울시 노원구, 전남 여수시와 완도군, 고흥군 등 4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4명이 복지급여 1억5천650만원을 횡령한 사실을 추가로 적발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중 노원구, 여수시, 완도군 소속 공무원 3명을 검찰에 수사요청했거나 수사의뢰할 예정이고, 고흥군 공무원에 대해선 징계를 요구할 방침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시 노원구의 동사무소 8급 여직원 A씨(34)는 2002년 2월부터 2008년 1월까지 가상의 수급자 명의로 생계ㆍ주거급여를 신청해 자신과 친할머니 계좌에 입금하는 수법으로 모두 293차례에 걸쳐 1억900만원을 횡령했다.

A씨는 2002년 2월 보육료 지급업무 폭주에 따라 복지급여대상자 등록 및 관리에 필요한 전산시스템 접속이 허용되자 생계, 주거급여와 장애수당 지급대상이 아닌 차상위 계층 10명, 비장애인 6명을 지급대상으로 등록한 뒤 복지급여 4천600만원을 빼돌렸다.

A씨는 또 교육급여 지급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지급정지 대상자인 자퇴자 등 37명에 대해 교육급여 지급을 중단하지 않고 이들의 수령계좌를 자신과 친할머니 계좌로 변경해 6천100만원을 횡령했다.

감사원은 "A씨가 1억900만원을 부당하게 빼낸 다음 대출과 카드론 등 빚을 갚는 용도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또 전라남도 여수시 동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담당 7급 여직원(58) B씨는 2000년 1월부터 2009년 2월까지 563차례에 걸쳐 기초노령연금 등 복지급여 2천600만원을 횡령했다.

B씨는 본인과 가족, 제3자 명의로 관리하고 있던 통장 13개에 횡령액을 입금시킨 뒤 빚을 갚거나 친정어머니 생활비로 사용했다.

특히 B씨는 `장수(長壽) 수당' 환수를 핑계로 사망자 명의의 통장을 확보하거나 생업자금을 지원해주겠다고 속여 제3자 명의의 통장을 개설해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전남 완도군의 면사무소 7급 여직원(36)은 2001년 11월부터 1년간 생계, 주거급여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본인의 봉급계좌로 2천만원을 빼돌린 뒤 친정 부모 생활비 용도로 사용했다.

전남 고흥군의 읍사무소 7급 직원(43)은 2003년 10월부터 2008년 1월까지 수급자 사망, 계좌오류 등으로 지급이 안 된 생계ㆍ주거급여와 장애수당 등 150만원을 횡령해 생활비로 사용했다.

감사원은 30개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사회복지급여 실태를 감사한 결과, 지난달 10일 발표한 해남군 7급 공무원의 복지급여 횡령사건 등과 이번에 추가적발된 4건 등 6개 지자체에서 11억5천만원의 복지급여 횡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복지급여 횡령사례가 전국에 퍼져 있을 것으로 판단, 이달부터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복지급여 집행실태와 사회복지제도 전반에 대한 대규모 감사를 실시키로 했다.

감사원은 또 사회복지분야 101개 사업(2009년 예산 71조2천억원) 가운데 취약계층 지원과 직결되는 82개 사업(23조7천억원)과 이를 담당하는 교육과학기술부, 보건복지가족부, 노동부, 행정안전부 등에 대해서도 감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감사원은 이날부터 지자체 수급자료와 은행자료를 전반적으로 분석하는 등 예비조사를 실시한 뒤 현장감사 대상 지자체와 기관을 선별할 예정이다.

또 선별된 기관을 대상으로 4월말부터 감사원 인력 80명, 지자체 지원인력 80명 등 160명을 투입해 현장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감사원은 "복지전달 체계 간소화, 유사ㆍ중복사업 통폐합, 급여산정체계 정비는 물론 사회복지 공무원의 과중한 근무여건 개선 등 불합리한 제도,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