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가 박연차(구속)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500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31일 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은 온종일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주민들은 이날 마을회관이나 슈퍼 등에 삼삼오오 모여 검찰의 수사가 노 전 대통령의 측근까지 좁혀오는 최근의 상황을 이야기하며 착잡한 마음을 나타냈다.

봉하마을 입구엔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들이 내건 "힘내십시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봄은 당신에게서 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으나 실제 분위기는 한겨울처럼 썰렁했다.

봉하마을 이장 이병기 씨는 "앞으로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 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이 착잡하다.

마을 주민들도 밖으로 크게 내색하진 않지만 모두 뒤숭숭해하고 있다"며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데 내가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할 사안이 아닌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주민 이모(62) 씨는 "주민들끼리 모이면 언론에 보도된 이야기를 간혹 하는데 갑갑할 뿐이다"라며 "다른 지역에선 벚꽃놀이 등 축제를 하는데 봉하마을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천모(73.여) 씨는 "노건평 씨가 구속된 이후 봉하마을 분위기가 안 좋다.

고향에 내려와서 가만히 있는 사람을 왜 그냥 두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약간은 격앙된 분위기를 전했다.

노 전 대통령 측은 이날도 언론과의 통화를 자제하고 있으며 사저 밖 출입 역시 삼가고 있다.

(김해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eng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