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적대행위' 혐의로 기소준비"
美, 스웨덴공관 통해 여기자 접촉


북한이 자국내에 억류중인 미국 여기자 2명에게 불법입국 및 적대행위 혐의를 적용, 기소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북한의 로켓 발사 움직임과 맞물린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1일 억류상태에 있는 여기자들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 "증거자료들과 본인들의 진술을 통하여 불법입국과 적대행위 혐의가 확정됐다"며 "해당기관은 조사를 계속하는 한편 이미 확정된 혐의들에 근거하여 재판에 기소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조사과정 영사접촉, 대우 등은 유관 국제법들에 부합되게 하고 있다"고 밝혀 강압적인 방법을 통한 진술확보 등의 행위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미국의 `커런트TV' 소속 한국계 유나 리와 중국계 로라 링 기자는 지난 17일 북.중 접경지대의 두만강 인근에서 탈북자 문제 등을 취재하던 도중 국경을 넘는 바람에 북한 당국에 붙잡혀 억류됐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들 미국 기자들에 대해 `적대행위 혐의'도 확정됐다고 말함으로써 북한 당국이 두 기자들에게 '불법입국' 혐의 외에도 `간첩 혐의' 등을 추가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한이 이들을 추방하지 않은 채 기소절차를 밟기로 한 것은 로켓발사와 관련해 이들 기자를 레버리지로 활용하기 위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의 로켓 발사시 유엔안보리를 통해 제재 문제를 논의하려는 미국의 운신을 폭을 좁히기 위해 이들 여기자를 볼모로 잡아두려는 전략이라는 지적이다.

미 국무부는 이 같은 북한의 발표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내부 의견조율을 거쳐 입장을 발표하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는 북한에 억류돼 있는 여기자 2명을 평양주재 스웨덴 외교관을 통해 면담했다고 30일 밝혔다.

고든 두기드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지난 주말에 면담이 이뤄졌다"면서 "스웨덴 대사관의 한 외교관이 기자들을 개별적으로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들 기자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억류된 여기자 2명이 붙잡힌 뒤 하루만에 평양인근으로 옮겨져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군 보위사령부의 직접 조사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와 관련, 두기드 부대변인은 이들 기자가 어디에 억류돼 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김재홍 임주영 특파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