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다자외교..금융위기 극복 국제공조 주도
미.중.일 등과의 양자회담서 北미사일 대책 논의


이명박 대통령이 내달 2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되는 제2차 G20 금융정상회의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의 G20회의 참석은 취임 후 5번째이자 올들어 첫 다자외교 무대로,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가 절실한 상황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북한의 로켓 발사 여부가 국제사회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한 가운데 이 대통령은 G20회의를 전후로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국 정상들과 양자 정상회담을 하고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여 논의결과가 주목된다.

◇경제위기 극복 `국제공조' 주도

지난해 11월 워싱턴 1차 회의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머리를 맞댔던 G20 회원국 정상들은 이번 2차 런던회의에서 국제공조를 위한 한 단계 진전된 결과물을 도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주요국들이 세계경제의 동시부양을 위해 재정지출을 일시에 확대하는 등 거시경제 정책에 관한 공조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금융시장 불안 해소 및 시장신뢰 회복을 위한 협력방안을 도출한다는 구상이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국제공조를 위한 구체적이고도 실질적인 합의를 촉구하며 논의를 적극 주도해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가 영국, 브라질과 함께 G20회의의 `트로이카 의장국'을 맡고 있는데다 과거 97년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경험을 갖고 있는 만큼 단순한 협력 차원을 넘어 논의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외신 인터뷰 등을 통해 그런 의지를 분명히 내비치고 있다.

이 대통령은 3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워싱턴 정상회의의 구체적인 이행조치로 세계무역기구(WTO)가 무역이나 금융 장벽을 쌓은 나라의 이름을 정기적으로 공개할 것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 정상회의에서 선언한 이른바 `스탠드스틸(Stand-still.새로운 무역장벽 도입금지 원칙)' 방침의 구체적 실천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과 관련, 외환위기 당시 우리 정부의 부실채권 정리 경험과 최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자본금 확대를 통한 은행채권 매입 조치 등을 소개하며 이번 기회에 각국이 부실채권 처리 원칙에 합의할 것을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이 대통령은 금융위기 재발방지를 위한 금융규제 개선과 함께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의 지배구조 개선 등에 대해서도 참가국 정상들과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활발한 양자외교..北미사일 대책 논의 주목 = 이번 런던 방문의 첫 번째 목적은 G20 회의 참석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주요국 정상들과의 양자회담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대통령은 런던 방문기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하는 것을 비롯해 중국, 일본, 영국, 호주, 캐나다, 태국 등 7개국 정상들과 함께 연쇄 회담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내달 2일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은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데다 북한의 로켓 발사를 코앞에 두고 한미간, 국제사회간 공조가 필요한 시점에서 개최되는 것이어서 벌써부터 논의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자회의 무대를 빌린 30분 안팎의 `약식회담'이긴 하지만 양 정상은 신뢰관계를 구축하는데 각별한 공을 들이는 동시에 한미동맹과 북한 미사일 문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미사일 위협과 관련해선 북한이 내달 4-8일 사이에 발사하겠다고 천명한 '광명성 2호'가 인공위성이든 장거리 미사일이든 같은 기술을 이용하는 만큼 발사 실험 자체가 국제사회에 큰 위협이며, 이는 곧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718호 결의 위반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공동 대응책 마련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및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공조방안과 함께 북한 미사일 문제가 비중 있게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북한 로켓발사시 국제사회의 제재방안과 관련, 6자회담 참가국 가운데 한국.미국.일본과 중국.러시아가 견해차를 보이고 있어 각국 정상과의 양자회담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한편 이 대통령은 런던 체류기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접견하는데 이어 미국 CNBC, 미국 블룸버그통신.영국 로이터통신.프랑스 AFP 통신 등과 인터뷰를 하고 한국 정부의 경제정책 및 대북정책 기조를 설명할 예정이다. 친한(親韓) 단체 대표 및 유력인사 조찬, 영국 경제인 오찬간담회 등의 일정도 잡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