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에 전직 수행비서관만 출영..'철통보안'
경북 영양 선산으로 직행..내일 오후 귀경 예정


한나라당 이재오 전 의원이 28일 저녁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낙선한 뒤 5월26일 미국으로 향했던 이 전 의원은 10개월여만에 고국을 찾은 셈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이 전 의원이 이날 귀국한데 이어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재개할 경우 한나라당은 물론 여권의 역학구도 전반에 적잖은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의원은 전날인 27일 새벽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출발, 같은날 오후 일본 도쿄에 도착했으며, 도쿄에서 1박한 뒤 이날 저녁 10시20분께 대한항공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고 측근인 진수희 의원이 밝혔다.

특히 이 전 의원은 거창한 귀국행사를 피하기 위해 가족을 비롯한 일부 극소수 인사 외에 누구에게도 귀국 일정, 귀국 경로 등을 자세히 알리지 않은 채 `극비 귀국'했다.

따라서 이날 공항에는 이 전 의원의 팬클럽 회원, 취재진 등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으며, 국회의원 시절 수행비서만이 공항에 나가 이 전 의원을 맞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의원은 진 의원 등과의 전화통화에서 "생각했던대로 조용히 들어올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이 전 의원이 극비리에 귀국한 배경에 대해 "경제가 어려운데 행여 공항에 많은 사람들이 마중나와 국민에게 불편을 끼쳐드릴까 염려한 때문이 아니겠느냐"면서 "앞으로도 당분간은 조용한 행보를 이어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귀국 직후 서울 은평구 자택이 아닌 선산이 위치한 자신의 고향 경북 영양으로 향했다.

진 의원은 "이 전 의원이 부모님 묘소 등을 참배하기 위해 경북 영양의 선산으로 떠났으며, 그곳에서 1박을 한 뒤 서울 은평구 자택에 올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전 의원은 지난 10개월간 미국 워싱턴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객원교수로 있으면서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는 동시에 통일한국 및 한반도 미래 등 동북아 정세에 대해 연구해왔다.

한편 이 전 의원은 귀국길에 경유한 도쿄에서 지난 2001년 일본 유학중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고 숨진 고(故) 이수현씨를 참배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