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은 물론 국내 재산가 중에서 최대 `주식부자'로 꼽히는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의 재산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식시장 악화로 1년 사이에 2조원 가량 줄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7일 공개한 국회의원 재산변동 신고내역에 따르면 2007년 12월31월 기준 3조6천43억8천만원에 달했던 정 의원의 재산은 2008년 12월31일 현재 1조6천397억8천만원으로 1조9천646억원이나 줄었다.

이 같은 재산 감소는 정 의원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주식의 가격 하락에 따른 것이다.

정 의원은 현대중공업 최대주주로, 보유하고 있는 주식수는 821만5주(10.8%)에 달한다.

현대중공업 주가는 2007년 주식시장이 폐장된 12월28일 44만2천500원(종가 기준)에 이르렀으나 2008년 12월30일 주식시장 폐장 당시 주가는 19만9천500원으로 절반에 못미쳤다.

이에 따라 정 의원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총주식가액은 3조6천329억4천만원에서 1조6천379억원으로 줄었다.

그동안 정 의원의 재산은 현대중공업의 주가 상승에 힘입어 비약적으로 증가해왔다.

정 의원은 지난 2002년 공직자 재산신고 당시 1천720억원, 2003년 1천664억8천만원, 2004년 2천567억8천만원, 2005년 2천611억9천만원, 2006년 2천648억7천만원, 2007년 9천974억5천만원, 2008년 3조6천43억8천만원을 각각 신고했다.

그동안의 신고재산 증감은 역시 현대중공업 주가와 연관된 것으로, 조선업을 주력으로 한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2006년부터 이어진 국제 조선시장 활황으로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다만 정 의원 소유 부동산가액은 2007년 8월 작고한 모친 변중석 여사로부터 토지 및 건물을 상속받고, 지난해 지역구를 옮기면서 동작구 사당동에 아파트를 1채를 장만해 증가했다.

정 의원 보유의 총 토지가액은 28억원에서 33억원으로 5억원 늘었으며, 건물가액은 7억7천만원 상당의 건물 상속 및 12억2천만원 상당의 사당동 아파트 구입 등으로 27억3천만원에서 48억5천만원으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국내 주가하락은 국회의원들의 재산변동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등 유가증권을 소유하고 있는 의원들 가운데 적지 않은 의원들이 `주가 반토막'으로 인해 유가증권가액 감소를 신고했다.

고(故) 김진재 의원의 아들로 동일고무벨트 대표를 지낸 한나라당 김세연 의원의 유가증권 총액은 종전 296억9천만원에서 141억8천만원(비상장주식 처분 51억4천만원 포함)으로 줄었고, 한나라당 강석호 의원도 소유하고 있는 주식액이 117억7천만원에서 62억6천만원으로 `반토막'이 났다고 신고했다.

또한 한나라당 허원제 의원의 경우 41억5천만원에서 26억5천만원으로 줄어든 유가증권 재산을 등록했으며, `주식전문가'로 알려져온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은 9억7천250만원 달했던 주식 전체를 매각했다.

반면 민주당 최인기 의원의 경우 보유하고 있던 비상장주식(2007년말 기준 3억2천417만원)이 작년에 상장됨에 따라 무려 유가증권가액이 20억6천427만원으로 뛰어 눈길을 끌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