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새 행정부에 `불만' 첫 표시..클린턴 `후계'언급도 겨냥한 듯

북한 외무성은 11일 한미간 '키 리졸브' 및 '독수리' 합동군사연습(9∼20일) 실시에 따른 "현실적인 위협 속에서 나라의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모든 조치들을 다 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변인이 답하는 형식으로 "위험천만한 이번 전쟁연습을 계기로" 미국과 남한이 "우리를 겨냥하여 불장난을 하지 않으리라는 담보는 그 어디에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특히 "미국의 새 행정부가 우리를 건드리는 심히 내정간섭적인 언행들을 연발한 데 이어 이제는 남조선 괴뢰호전 세력과 야합하여 무력으로 공화국의 자주권을 침해하려고 하는 실정에서 우리는 누가 무엇이라고 하여도 자기의 국방력을 백방으로 강화해 나갈 의지를 더욱 굳게 가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심히 내정간섭적인 언행들을 연발'한 게 어떤 것인지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북한 후계구도 언급, 미 국무부의 인권보고서 등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이 공식적으로 미국의 버락 오바마 새 행정부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앞서 지난 2일과 6일 유엔군사령부와 북한군간 장성급회담에서 북한 군부는 이번 군사연습에 대해 "조선반도 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한 새 미 행정부의 약속이 기만적인 미사여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거나 이번 군사연습 계획을 철회하지 않는 한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새 미 행정부의 변함없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대응한 강력한 조치들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북한 외무성이 이번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구실로 "우리는 누가 무엇이라고 하여도 자기의 국방력을 백방으로 강화해 나갈 의지를 더욱 굳게 가지게 된다"고 말한 것은 북한의 핵개발 정책을 상기시킨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이러한 반응은 오바마 행정부가 최근 아프가니스탄 안정화 전략을 위한 국제회의에 이란을 초청할 의사를 밝히고 이란도 "참석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해 미국과 이란이 아프나기스탄 문제를 이슈로 대화를 시작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미국에 대화를 촉구하는 의미로 읽힌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