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정보국장 "北 미사일 핵탄두장착 성공 가능성"

데니스 블레어 미국 국가정보국(NI) 국장은 10일 북한이 발사하려는 것은 `우주발사체'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블레어 국장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표면상 `인공위성(sateㅣlite)'이라고 말하는 발사가 곧 있을 것이라는 보도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북한이 발사하려는 것은 우주발사체(space-launch vehicle)"라고 답했다.

블레어 국장은 또 "나는, 북한이 우주발사(space launch)를 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믿으려 한다.

그것이 그들이 하려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지만, 그것이 내 판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행정부 인사가 북한이 발사하려는 것은 `우주발사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블레어 국장이 처음이며, 이는 북한의 주장처럼 발사체가 `인공위성'일 가능성을 미 정부도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블레어 국장은 그러나 "이 기술은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과 구분이 되지 않으며, 3단계 위성발사체가 성공하면 알래스카와 하와이뿐만 아니라 하와이와 알래스카 주민들이 말하는 본토의 일부까지 도달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에 대해 에반 바이(민주.인디애나) 상원의원은 "이것은 그러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미사일방어체제(MD)에 두고 우선순위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의 위협에 대해 경각심을 드러냈다.

블레어 국장은 이어진 답변에서, 북한은 핵무기나 무기급 핵물질을 판매하려고 하기보다는 핵기술 전파를 통해 핵확산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블레어 국장은 "북한은 탄도미사일과 관련 부품을 이란 등 중동 몇 개국에 판매하고 시리아 핵원자로 건설을 지원한 것으로 우리는 판단하고 있다"며 "북한이 핵기술을 다시 판매할 수 있다고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블레어 국장은 지난번 청문회에서 마찬가지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건강이상설에도 불구하고 북한 내부 권력을 확고하게 장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작년 8월 몇 주에 걸쳐 대외활동을 전보다 활발하지 못하게 만든 뇌졸중을 앓았을 가능성 있다"면서 "하지만, 최근 대외활동들은 그의 건강이 눈에 띄게 회복됐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우리는 그가 중요한 결정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레어 국장은 또 "북한의 통제기구는 모든 측면에서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 함께 출석한 마이클 메이플스 미 국방부 정보국(DIA) 국장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강조하는 것은 남한에 대한 군사적인 열세를 만회하려는 의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메이플스 국장은 "북한이 대규모 병력을 전진배치하고 있지만, 장비 부실과 훈련부족으로 남한을 상대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상태"라며 "이런 한계 때문에 북한은 주권을 보장받고 기술적 우위에 있는 상대에 대한 억지력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핵 능력과 탄도미사일을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2006년 7월 발사시험 실패 이후 위성발사나 ICBM에 이용될 수 있는 대포동 2호 개발을 계속해왔고, 지난 2월 광명성 2호 통신위성을 발사하겠다고 발표했다"며 "북한은 또 중거리 탄도미사일 개발도 계속하고 있다"고 북한의 미사일 개발 현황을 설명했다.

메이플스 국장은 "영변 핵시설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에서 몇 개의 핵무기를 비축해뒀을 수 있으며 적어도 과거에 농축우라늄 능력을 갖추려고 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하는 데 성공을 거뒀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적은 실험을 한 상태에서 무기를 배치하려고 한다면서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훨씬 짧다"고 말해 북한의 핵 및 미사일 개발을 시급히 억제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또 "북한은 중요 복지수요에 아랑곳하지 않고 경제적 자원과 원조를 군사적인 목표를 위해 계속해서 전용할 것"이라고 지적, 북한이 앞으로도 계속 전략적 무기 개발에 치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메이플스 국장은 북한의 후계 문제와 관련, "김 위원장의 급작스런 사망으로 권력 승계가 이뤄나면 단기적으로는 순조롭게 진행될 수도 있지만, 북한 정권이 1인 통치에 의해 지배돼 왔고 핵심 인사들과 파벌이 권력을 놓고 경쟁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일어날 소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메이플스 국장 역시 블레어 국장과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의 최근 동향과 관련 "그가 확고하게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