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0일 워싱턴 귀국길에 김대중(DJ) 전 대통령과의 '깜짝통화'를 통해 대북문제에 대한 훈수를 받았다.

보즈워스 대표는 김 전 대통령 재임시절 주한 미국대사를 역임했으며 김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방미 기간 보즈워스 대표가 학장을 맡은 터프스대 플래처스쿨에서 특강을 하는 등 김 전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을 이어갔다. 이번 통화는 보즈워스 대표의 요청으로 출국 직전 공항에서 이뤄졌다.

김 전 대통령은 전화통화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책을 맡은 것을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넸고 보즈워스 대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북한이 무리한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변함없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외교의 최고 목표로 하고 있다"며 "미국이 인내심과 지혜를 갖고 현명하게 대처하면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때 성공했던 것처럼 그런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보즈워스 대표는 "인내심과 지혜를 가지라는 말씀이 옳다"며 "북한 움직임에 과잉 반응(overreact)을 해서는 안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대답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