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계자와 북한 전문가들은 5일 북측의 엄포에 대해 한 · 미 합동 군사연습으로 인해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 상황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을 최대한 부각시키기 위한 전형적인 '벼랑 끝 전술'로 분석했다.

예컨대 남한 민항기 운항에 경제 및 안전상의 부담과 불편을 지움으로써 남북관계 악화가 남한 경제 등에 불리하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실증하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이날 조평통 대변인 성명이 북한의 영공 가운데서도 "특히 우리의 동해상 영공 주변"이라고 말한 것은 동해 쪽에 있는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 장거리 미사일 발사기지를 가리킨 것으로 풀이된다.

군 소식통은 "북측의 주장은 6일 유엔사와 북한군의 장성급 회담을 앞두고 기선 잡기용일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까지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북측이 인공 위성을 탑재하겠다고 주장한 로켓을 오는 9~20일 실시되는 한 · 미 연합훈련 기간에 발사한다는 것을 예고한 것일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이 소식통은 "하지만 북한은 동해상 등지에 항공기와 선박에 대한 운항 및 항해금지구역을 선포하지는 않았다"며 "우리 군은 동해상은 물론 접전 지역과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강화된 군사대비 태세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번 '키 리졸브'연습에 상당히 겁을 먹었을 가능성도 내놓고 있다. 북한이 로켓발사를 예고한 데 대해 미국과 일본 등에서 요격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앞으로 더 강한 대응조치도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준혁/구동회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