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러' 제재동참 설득에 주력할듯

한국과 미국, 러시아가 7∼12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북핵 6자회담 진전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연쇄 회동한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 특별대표(special representative)는 오는 7일 방한해 서울에서 6자회담 러시아 수석대표인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외무차관과 회동한 뒤 9일 우리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날 예정이다.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방한에 앞서 중국을 찾았으며 현재 일본을 방문중이다.

보즈워스 대표는 9일 위 본부장 외에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현인택 통일부장관을 예방하고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도 회동한다.

보로다브킨 차관은 12일 예정된 한.러 정책협의회 참석차 방한하는 것으로, 한.미.러가 6일간 서울에서 상대를 바꿔가며 잇따라 회동하는 것이다.

보로다브킨 차관은 7일 입국해 보즈워스 대표와 만난 뒤 출국했다 위 본부장과의 면담 및 한.러 정책협의회를 위해 재방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당국자는 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6자회담 참가국간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이라며 "한.미.러 3자 (동시)회동은 예정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3자 연쇄회동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한 대응방안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의 미사일 발사장에서 미사일 추진체(로켓) 조립을 시작하는 등 발사가 임박했다는 징후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 당국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막기 위한 대책과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을 때 대응방안을 동시에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뒤 이를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했을 경우의 대응책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는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했다 해도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호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제재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적잖은 온도차가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한.미는 이번 회동을 통해 러시아측을 설득, 북한이 인공위성이든 미사일이든 발사했을 경우 국제사회의 제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 있어 참가국들이 한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점을 역설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보즈워스 대표와 위성락 본부장이 새로 임명됐다는 점에서 상견례와 더불어 6자회담 전반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도 될 것으로 보이지만 검증문제 등 세부 현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즈워스 대표가 방한 일정을 마친 뒤 방북할지 여부도 여전히 관심이다.

보즈워스 대표는 4일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방문에서 북한측과 접촉했느냐'는 질문에 "현재까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상황 변화에 따라 방북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외교 소식통은 "아직까지는 방북과 관련해 추진되는 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미사일 발사 움직임으로 정세가 미묘해 미국과 북한 모두 양자대화에 나서기는 부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유현민 기자 transil@yna.co.kr